
모델 Y RWD를 타보고 나니, 가격대가 비슷한 현대 아이오닉 5를 다시 타보고 싶어졌다. 테슬라 모델 Y가 8000만원 대를 호가하던 시절에는 경쟁할 만한 모델이 분명 이 차가 아니었을 텐데, 가격이 크게 저렴해지니 슬슬 두 차를 놓고 저울질을 해보게 된다.

재밌는 점은 모델 Y RWD와 아이오닉 5의 가격이 비슷해진 데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Y RWD는 주행거리가 짧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계약 대란이 일어난 반면, 현대 아이오닉 5는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이 1달까지 줄어들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일단 가격표를 먼저 살펴보자. 옵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두 모델 모두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가격대를 출발 선으로 맞췄다. 테슬라 모델 Y RWD가 5699만원, 현대 아이오닉 5가 후륜구동 롱레인지 모델 기준 5698만원에서 가격이 시작된다. 테슬라가 무척 저렴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오닉 5의 가격 구성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현대차의 가격이 나쁘지 않다.


이번엔 테슬라 모델 Y RWD 모델과 아이오닉 5를 모두 타본 입장에서 두 차량의 강점과 매력을 살펴보기로 했다. 첫째는 먼저 외관 디자인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외관 디자인은 현대 아이오닉 5가 낫다고 생각한다.


모델 Y RWD는 차가 예쁘다는 느낌보다는 공기역학적인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두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현대 아이오닉 5는 공기역학적인 부분에서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포니의 헤리티지를 담아 클래식함과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공존한다. 아이오닉 5는 실제로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1년 IDEA 디자인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엔 실내로 들어가 보자. 두 차량 모두 실내도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구성했다. 모델 Y RWD의 실내는 센터페시아에 하나의 대형 스크린만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니멀 라이프의 극치라 볼 수 있겠다. 반면 아이오닉 5는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상단에 배치돼 있고, 아래로는 공조 장치 기능을 제공하는 버튼부가 자리 잡았다.

완벽하게 다른 두 차의 콘셉트에 실내를 바라보는 이들의 호불호도 크게 갈릴 수 있겠지만 실내 구성에서는 테슬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15인치에 달하는 디스플레이의 활용성 때문이다.
테슬라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그 활용도가 어느 정도 제한된 타사의 디스플레이와 달리, 운전부터 콘텐츠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심지어 수입차임에도 UI 사용이 불편하지 않다. 처음엔 잠시 기능을 사용하는 데 버벅댈 수 있지만 금세 익숙해져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충전 중에는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커다란 화면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미니게임과는 그 완성도와 퍼포먼스를 달리하는 수준이다.
주행성은 아이오닉 5의 압승이다. 테슬라 모델 Y RWD의 주행성이 크게 향상됐다고는 하나 이는 스포티하게 세팅됐던 기존 모델 Y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다. 테슬라의 기술력이 크게 올라왔다곤 하나, 전기차를 만들기 전부터 탑승객의 편안한 이동에 신경 쓴 현대차의 노하우를 넘어서진 못한다.
마지막은 배터리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겨울이 되었을 때 확연히 그 차이가 드러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필자는 아이오닉 5를 선택했다. 배터리 소재도 더 우수한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됐음은 물론 용량도 아이오닉 5가 77.4kWh로 56.8kWh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모델 Y RWD보다 월등히 많다.
주행거리도 100km 가까이 차이 난다. 배터리 소재도 아이오닉 5가 우수하고 스펙에서 지원하는 충전 속도도 아이오닉 5가 35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반면 테슬라는 170kW급의 고속 충전만을 지원한다.
하지만 충전에 관한 부분은 의외로 테슬라 모델 Y RWD도 나쁘지 않았다. 두 차량 모두를 배터리가 10% 이하인 상태에서 충전을 해보니,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비슷했다.

참고로 아이오닉 5는 35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E-pit에서 충전했다. 아이오닉 5 또한 모델 Y RWD와 마찬가지로 배터리가 50%를 넘을 때까지 230kWh급의 속도로 충전되다 이후부터 150kWh까지 충전 출력이 줄어든다.
그렇게 80%까지 25분 정도가 걸렸으며, 그 이상을 충전할 수 있는 테슬라와 달리 E-pit는 정확히 80%까지만 충전을 지원했다. 이에 근처의 100kWh급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충전소로 자리를 옮겨 80% 위로 충전을 더 해보니, 테슬라와 비슷한 28kWh급의 속도로 충전이 계속된다. 생각보다 빠른 모델 Y RWD의 충전 속도에 잠시 놀랐지만 그럼에도 충전에 관련된 부분은 아이오닉 5가 더 우수하다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