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문제는 지는 방식이다. 28일 개막전은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기 폭투로 졌다. 29일 2차전은 선발 이의리와 스윙맨 황동하가 3이닝 남짓 던지는 동안 10점을 헌납했다. 초반 스코어 9-0. 경기는 사실상 3회에 끝났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은 할 만큼 했다. 개막전에서는 12안타를 쳤고, 2차전에서도 후반에 6점을 뽑아냈다. 그런데 투수들이 버티질 못했다. 그것도 올 시즌 KIA가 가장 믿었던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95.7% 승리 확률을 날렸다

28일 개막전. 네일이 6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잡아줬다. 7회까지 5-0. 9회초 추가점으로 6-3. 승리 확률 95.7%. 남은 건 마무리뿐이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건 올겨울 3년 20억원에 데려온 김범수였다. 그런데 볼넷, 안타, 안타. 타자 셋을 상대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만루를 만들었다. 9회에는 정해영이 2점을 내줬고, 조상우가 끝내기 폭투를 던졌다. 다 이긴 경기를 스스로 버렸다.
2차전 - 3이닝 10실점

29일은 더 심했다. 이범호 감독의 계획은 이랬다. 이의리가 먼저 던지고, 황동하가 이어받아 최대한 이닝을 끌어준다. 둘 다 시범경기에서 좋았다. 이의리는 15일 KT전에서 4이닝 무실점 무사사구. 황동하는 22일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 충분히 기대할 만했다.

그런데 이의리는 2이닝 동안 볼넷 3개를 내주며 4점을 잃었다. 2주 전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안정된 제구가 온데간데없었다. 구단에 따르면 그 사이에 아픈 곳은 없었고 불펜 투구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고 한다. 2주간 실전이 없었던 게 문제였을까. 어쨌든 시즌 첫 등판에서 예전의 불안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황동하는 더 처참했다. 1이닝 조금 넘게 던지는 동안 홈런을 세 방 맞았다. 포심, 포크, 슬라이더 다 던졌는데 공이 죄다 한가운데로 몰렸다. 1주일 전 두산전에서 잘 던졌던 투수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믿었던 투수들이 전부 흔들린다

두 경기 동안 무너진 투수 명단을 보면 심각성이 느껴진다. 3선발 이의리. 20억 셋업맨 김범수. 내부 FA로 잡은 조상우. 마무리 정해영. 이 네 명이 올 시즌 KIA 불펜의 핵심이었다. 전부 개막 2경기 만에 신뢰를 잃었다.
제 역할을 한 투수는 네일과 전상현뿐이다. 네일은 외국인이고 전상현은 8회 담당이다. 나머지가 다 무너졌다는 건 팀 구조 자체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정해영이 특히 문제다. 작년에도 블론세이브 7개로 고생했는데, 개막전부터 또 터졌다. SSG 상대로는 2024년 평균자책점 10.80, 2025년 4.70이었다. 인천에만 오면 힘을 못 쓴다. 이 약점을 고치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이범호 감독, 어떻게 할 것인가

타선은 걱정이 없다. 김도영이 건강하게 돌아왔고, 카스트로도 개막전에서 3안타를 쳤다. 문제는 던지는 쪽이다. 네일과 올러가 나오는 날 외에는 선발을 믿기 어렵고, 이기고 있어도 뒷문을 믿기 어렵다.
이범호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을 믿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 믿음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로스터를 뜯어고칠 것인가. 2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KIA는 이제 디펜딩챔피언 LG를 만나러 잠실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