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남자 무섭다”… 박대성에 살해된 피해자의 마지막 통화
전남 순천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박대성(30)에게 살해된 10대 여학생이 사건 직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불안감을 드러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피해자 A(18)양의 친구는 지난 4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사건 당일 밤 12시 30분쯤 자려고 하는데 A양이 전화를 걸어왔다”며 “(A양이) ‘뒤에 남자가 있는데 무섭다’ ‘칼 맞을 것 같다’ 이런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갑자기 엄청 뛰는 소리가 들렸다”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A양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신고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 당일 오전 12시 29분쯤 A양과 17분간 통화한 기록을 공개했다.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목격자는 “마지막에 내가 (피해자로부터) 들었던 말, 살려달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나고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려달라고 했는데 못 살리고 죽었다는 것이 너무너무 괴롭다”며 “날마다 여기(사건 현장) 몇 번씩 왔다 간다. 일하다가 생각난다. 제가 죽어서도 못 잊을 것 같다”고 했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고 있던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A양은 이날 아버지의 약을 대신 사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성은 범행 30분전쯤 경찰과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15분쯤 박대성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는 박대성 가족들의 신고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박대성이 운영하는 식당에 출동해 면담했지만 특이사항이 없어 현장에서 물러났다.
이후 박대성은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가게에서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고, A양을 800m가량 쫓아가 범행했다. 범행 직후 도주한 박대성은 흉기를 지닌 채 2시간여를 술집과 노래방 등지를 배회했다. 주차 차량을 발로 마구 차다 차주와 시비하던 중 뒤쫓던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조사 결과 박대성은 숨진 A양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원한 관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대성은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박대성의 이상 동기 범죄 여부를 규명하는 수사를 거쳐 구속 송치했다.
박대성은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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