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병원 아니에요?”…규정 어기며 크게 내건 ‘피부과’ 간판에 혼동하는 환자들

왕보빈 2026. 5. 26. 17: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전문의 의원 진료과목 병행 표시
의료기관 명칭 '2분의 1 규정' 무시
환자 혼동에도 행정기관 단속 미비
인허가 조사항목 간판 규격 미포함
26일 피부과 전문의가 근무하지 않는 경기도 내 일부 의원들이 간판에 '피부과' 표기를 의료기관 명칭과 유사한 크기로 내건 모습. 왕보빈기자

경기도 내 일부 의료기관들이 피부과 전문의가 없음에도 간판에 '피부과'를 의료기관 명칭과 비슷한 크기로 표시하면서 전문의가 있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법상 전문과목 전문의가 아닌 의원은 '○○과의원'처럼 진료과목을 의료기관 명칭에 직접 넣을 수 없으며, 진료과목으로 병행 표시하더라도 글자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의 2분의 1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26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화성시 동탄의 한 의원은 해당 의원의 명칭인 '○○○○의원'과 같은 크기로 '피부과'라는 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해당 의원에는 피부과 전문의가 근무하지 않고 일반의만 있을 뿐이지만 '피부과'라는 홍보를 규정에 어긋나게 크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원시 팔달구의 A성형외과의원에는 성형외과 전문의 1명만 근무할 뿐 피부과 전문의는 근무하고 있지 않지만, 간판에는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같은 크기로 표시돼 있다.

같은 지역 B의원 역시 진료를 보는 피부과 전문의가 없음에도 '피부과·성형외과' 글자가 의료기관 명칭의 2분의 1을 넘어서는 크기로 표기돼 있는 상태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는 의료기관 명칭을 표기할 때 고유명칭 뒤에 '의원·병원'이 위치해야 하며, 고유명칭은 피부과·아토피 등의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명처럼 보이면 안된다고 규정한다.

개설자가 전문의인 경우 병원이나 의원 명칭에 '피부과'등의 진료과목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제42조에 따르면 해당 진료과목의 전문의가 아닐 경우에는 진료과목 글자 크기가 고유명칭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여야 한다.

법이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해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를 두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일반의만 진료를 보는 일부 의료기관들이 법 테두리를 벗어난 홍보를 통해 환자들의 오인을 유도하는 셈이다.

환자들의 착각을 일으키는 의료기관들의 관행이 버젓이 이뤄지는 중이지만, 관련 행정기관의 단속도 미비한 여건이다. 의료기관의 개설 인허가 과정에서는 시설조사 항목에 간판의 규격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의료기관의 간판 시안을 확인해 진료과목 글자 크기가 의료기관 명칭의 2분의 1 이내인지 확인한다"며 "실제 설치된 간판이 규정에 위배될 경우 시정명령이나 업무정지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내 피부 관련 의원은 총 440곳으로, 이 가운데 피부과 전문병원은 100곳에 불과하다.

왕보빈 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