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분실신고 도검 6400정 행방 모른다···64정은 범죄경력·정신질환자 소유
분실 신고돼 소재를 알 수 없는 ‘일본도’와 같은 도검류가 6400여정에 달하지만 소재를 파악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확인한 자료를 보면 지난 8~9월 실시된 경찰의 ‘도검류 전수 조사’에서 분실된 도검은 6444정이다. 이 중 ‘일본도’ 등 장도가 3803정이었다. 검 651정, 단도 534건, 재크나이프 276정, 기타 1093정이 분실 신고됐다.
6400여정의 도검이 분실된 상태지만 실제 분실 여부와 도검 소재지 확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이 “도검 분실 시 허가 취소 외에 실제 분실 여부 확인 및 회수 절차가 존재하는지”를 질의하자 경찰청은 “도검은 개인이 보관하고 있어 분실 일시·장소에 대한 정보를 소지자 진술에 의존해야 해 회수를 위한 수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은 “실제 소지 또는 분실 여부를 확인하려면 거주지 수색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는 강제수사에 준하는 경찰력 행사가 있어야 하는 만큼 별도 절차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분실 신고가 된 도검류가 실제 분실한 것인지 확인하거나 되찾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뜻의 답변이다. 김 의원은 실제 최근 1년 내 분실된 총포 및 도검을 경찰이 직접 찾아 회수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분실 도검 중 64정은 범죄 경력자·정신질환자가 소유했던 도검이었다. 경찰은 도검류 전수 조사로 범죄 경력자가 소유한 도검 358정과 정신질환자가 소유한 도검 48정을 결격 사유에 해당해 소지 자격을 취소했다. 이 중 64정은 분실돼 도검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소재를 확인 중이다.
김 의원은 “은평 일본도 살인사건 이후 부랴부랴 경찰청이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그동안 얼마나 관리가 안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며 “강력 사건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도검의 분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백모씨(37)가 일본도를 휘둘러 이웃 주민을 살해했다. 백씨는 범행에 사용한 일본도를 구입할 당시 소지 허가를 받기 위해 ‘장식용’으로 허위 신고한 후 골프용 가방에 넣어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기적인 점검으로 도검 소지허가 적정 여부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도검을 적극 회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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