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뒷산 투신” 중학교 시험 지문 논란…경남교육청 “유감”

중학교 시험 문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지문이 실린 일과 관련해 경남도교육청이 유감의 뜻을 밝히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남도교육청은 30일 입장문을 내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해당 교사는 교사로서 가져야 할 전문성과 책무에 반하는 부적절한 문항을 출제했고, 이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교에서도 평가 관리 과정이 부실했던 사실을 파악했다”며 “부적절한 시험 문항 출제와 그로 인해 학부모는 물론 도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경남의 한 중학교는 지난 26일 2학년 사회과목 2학기 1차 자질 평가 시험의 ‘사회화의 역할’을 묻는 서술형 지문으로 ‘봉하마을에 살던 윤아무개는 행방불명돼 10여년이 지나 동네 뒷산에서 발견됐고, 사회로 돌아온 이후에도 말을 배우지 못하는 등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뒷산 절벽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해당 학교는 봉하마을에 27㎞ 떨어진 곳이라 지문을 본 학생들이 충분히 김해의 봉하마을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떠올릴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문화 이해 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지문에는 재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조롱의 대상처럼 묘사했고, 시험 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경남도교육청과 해당 학교에 항의 민원이 빗발쳤다. 해당 문제를 낸 기간제교사는 이날 사직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평가 관리 과정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처를 하겠다. 아울러 모든 사립학교의 평가 관리에 대한 지도·감독을 더 철저히 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학교 현장 컨설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학교 관리자와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를 통해 교원의 평가 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