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미국은 투자 막고, 중국은 기술 묶고...'바이오 패권전쟁' 확전
"바이오도 반도체처럼 국가 전략산업...
글로벌 규제 변화 대응 구조 갖춰야"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출처=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778-MxRVZOo/20260604151908545ccvf.jpg)
미국과 중국이 바이오산업을 둘러싼 규제 수위를 동시에 높이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해외 투자와 기술 이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새 규정을 마련했고, 미국은 자국 바이오 기술과 자본의 중국 유출을 차단하는 법안 발의에 나섰다.
미·중간 '바이오 패권 경쟁'으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기술수출(LO)과 공동 연구개발(R&D)은 물론, 중국과 활발히 협력해온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산업은 미국의 자본과 기술, 중국의 임상 개발 역량과 생산 인프라가 결합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기술과 반도체를 넘어 바이오 분야로 확산하면서 산업 지형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해외 투자 전 과정 통제…기술·데이터도 관리 대상
4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낸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 1일 '대외투자 규정'을 공포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다. 총 3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규정은 해외 투자 승인에 그쳤던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투자 전 과정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외 투자 과정에서 기술과 데이터, 노하우의 이전까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수출 통제 대상 기술이나 데이터를 해외에 이전할 경우 정부 심사와 규제를 받아야 한다. 기술 교육이나 해외 인력 파견, 원격 기술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의 기술 이전도 관리 대상에 넣었다.
◆미국도 맞불…중국 바이오 투자 제한 추진
미국도 중국 견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존 물레나르 하원의원과 데비 딩겔 하원의원은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BINSA)'을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중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와 기술 이전을 국가 안보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 중국이 AI를 둘러싸고 전면적인 패권 경쟁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산업 질서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출처=구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778-MxRVZOo/20260604151909846wogn.png)
업계에서는 양국의 규제 강화가 글로벌 바이오 협력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몇년간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와 공격적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 기업들 역시 중국 기업들과 공동 연구개발과 라이선스 계약을 확대해 왔다.
◆글로벌 협력 위축 우려…한국 바이오도 영향권
그러나 앞으로는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뉴코(NewCo, 신약개발 전담 법인) 설립, 임상 데이터 공유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규제 절차를 거쳐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한국 바이오업계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한미약품 등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술수출 확대와 함께 중국 바이오텍(바이오 기술기업) 및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모습이다.
또한 국내 바이오벤처 상당수는 중국 임상시험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중국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통제와 미국의 투자 제한이 동시에 강화될 경우 미·중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나 중국과 연계된 글로벌 거래 구조는 이전보다 높은 규제 리스크를 안게 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력과 사업성만 검토하면 됐지만 이제는 국가별 규제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한국 바이오기업들도 기술수출과 공동 연구개발 계약 체결 시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K바이오 글로벌 전략도 변화 불가피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거래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바이오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재무제표에서는 적자와 현금 유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04/552778-MxRVZOo/20260604151911129bvqm.jpg)
다만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임상 데이터 활용과 기술 이전, 합작투자 구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바이오산업도 반도체처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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