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마 구단주로 알려진 부동산시행사 디알엠씨티가 서울 여의도 경도빌딩 재건축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건물 매입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약 500억원의 브리지론을 일으키면서다. 대출을 위해 제주도에 보유한 임대주택 및 분양전환 물량을 담보로 제공할 만큼 사업 의지가 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디알엠씨티는 최근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으로부터 520억원 한도의 브리지론을 일으켰다. 경도빌딩 소유주의 소유권이전 등 각종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만기는 2026년 8월11일까지 약 1년이다.
대출주선 및 신용보강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유동화 SPC가 1개월 단위로 단기사채(ABSTB)를 차환 발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유동화한 대출채권이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면 키움증권이 대출채권 또는 발행한 유동화증권 전액을 인수한다.
디알엠씨티는 2003년 설립한 부동산시행사로 1955년생인 조광희 대표가 이끌고 있다. 서울 강서구 도레미빌딩에 본점이 있었으나 2019년 제주시로 옮기며 기존 서울사무소를 분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사 이전 이후 개발 성과는 제주도에 집중됐다 2011년 아라지구아이파크(614세대, 분양수익 1596억원)와 2016년 제주첨단꿈에그린아파트(759세대, 1780억원)를 개발하며 총 3376억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특히 제주첨단꿈에그린아파트는 2022년 민간임대주택 물량을 분양 전환하며 775억원의 추가 매출을 확보했다.
분양사업 이외의 매출은 경주마 육성 및 관리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4년부터 매년 10억~30억원을 경주마 수익으로 벌어들였다. 경주마가 대회에서 우승하면 관련 상금 대부분이 마주에게 돌아가는 방식이다.
올해 5세가 된 수컷 '스피드영'은 지난해 스테이어 시리즈에 출전해 헤럴드경제배 5위, YTN배 3위, 부산광역시장배 3위를 각각 차지했으며 올해 6월30일 제17회 오너스컵에 출전해 챔피언에 올랐다. 스피드영의 마주였던 디알엠씨티는 지난해에만 각 대회 순위 상금으로 약 20억원을 벌어들였다.
디알엠씨티가 서울 재건축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서울권 개발사업인 만큼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다. 담보는 제주첨단꿈에그린아파트 임대주택 물량의 1순위 수익권과 분양전환 관련 대출금 일부에 대한 1순위 질권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경도빌딩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4-14에 위치한 상업시설이다. 지상 5층~지하 1층, 연면적 5389.93㎡ 규모로 19789년 준공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건물에는 유명 음식점이 다수 입점했다.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돼 별도의 용도변경 없이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오피스 또는 근린생활시설 개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의도 상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물 전체가 구분상가라 소유주만 수십명에 이르고 이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상가 입주자까지 감안하면 협의 당사자만 100여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이 올해 1월 책정한 공시지가를 밑도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경도빌딩의 1㎡당 공시지가는 3078만원으로 연면적 기준 전체 건물 가격은 1659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서초동에서 상가건물 소유권 이전에만 2000억원 이상의 브리지론을 끌어다 쓴 사례가 있다”며 “경도빌딩 재건축을 위한 브리지론은 본격적인 소유권 이전보다 사업 초기 비용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디알엠씨티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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