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발 넓히는 대웅 '나보타', 꽃길 걸을까
북미서 치료 적응증 확대 및 올 하반기 유럽 출시 예정
대웅제약 파트너사인 이온바이오파마가 북미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북미 제품명 주보)'의 적응증 확대 준비에 한창입니다. 미용 분야에 이어 치료제 분야로도 발을 넓힐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 비중은 미용보다 치료 영역이 더 큽니다. 치료 영역으로 적응증 확대에 성공한다면 '나보타'의 매출을 크게 증대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임상2상서 '경부 근긴장이상' 유의한 효과 확인
대웅제약이 지난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 20개 기관에서 경부 근긴장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사경증이라고도 불리는 경부 근긴장이상은 목 근육에 경련 및 수축이 일어나면서 비정상적인 위치로 돌아가는 등 이상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이 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고 보툴리눔 톡신 투여로 일정 기간 증상 완화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탑라인: 임상 결과 중 1차 유효성 결과와 주요 2차 유효성 평가 결과 및 안전성 결과를 말한다.
임상2상 결과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임상에 참여한 경부 근긴장이상 환자들에게 저용량 150유닛, 중간용량 250유닛, 고용량 350유닛, 위약 등 4가지 투약군으로 나눠 20주 동안 관찰한 결과 근긴장이상 측정 지표인 TWSTRS(Toronto Western Spasmodic Torticollis Rating Scale)에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위약의 경우 TWSTRS 점수가 3.57점이었지만 나보타는 150유닛이 14.01로 약 4배가 높았고 150유닛은 11.28점, 350유닛은 9.92점 등으로 모두 위약 보다 높았습니다. 유의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나보타는 이미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기 때문에 임상3상에서도 유의한 치료효과만 입증하면 적응증 확대는 순조롭게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유럽은 미용보다 치료 시장 더 커
일반인 분들은 보툴리눔 톡신하면 주름 개선 등 미용 관련 시술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북미에서는 '나보타'가 아직 미간주름에 대한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미용 분야인 미간주름과 눈가주름 외에도 치료 분야인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과 눈꺼풀 경련에 대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730억원에 불과한 반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합니다. 또 국내의 경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90%를 미용이 차지하고 있고 치료영역은 10%에 불과하지만 미국은 미용보다 치료영역의 비중이 더 큽니다.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잡고 있는 애브비의 보톡스는 △사시 및 눈꺼풀경련 △첨족기형 △경부근긴장이상 △겨드랑이 다한증 △뇌졸중 상지 경직 △미간주름 △편두통 완화 △방광기능 장애 △미간주름 개선 등 9개 적응증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보톡스'의 매출 비중은 미용이 30~40%, 치료가 60~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서 편두통 임상2상 진행 중…유럽서는 올 하반기 출시
아울러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20억 달러(2조 8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 지난해 나보타의 북미 매출은 9898만 달러(1400억원)으로,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5%에 불과합니다. 아무래도 적응증이 '미간주름' 하나여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거겠죠.
결국 '나보타'의 해외 진출 핵심은 치료영역에 있습니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제 임상2상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편두통 임상2상 탑라인 결과는 내년 하반기 즈음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국내에서 '사각턱 개선' 적응증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고, 올 하반기에는 유럽(유럽명 누시바)에서 출시도 앞두고 있는데요. 국내외에서 '나보타'의 적응증 확대 및 출시가 이어지면 대웅제약의 매출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텐데요. 대웅제약의 간판품목이 우루사에서 '나보타'로 넘어갈 날이 머지 않았기를 기대해봅니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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