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런던 브리티시박물관에 전시된 1500년 전 신라 황금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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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년 전 신라 청년 무사가 찼던 황금장식 보검(국가지정 보물)이 최근 영국 런던의 전시장으로 날아가 눈길을 받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대여한 신라 실크로드 관련 유물 8건 중 하나로 전시장 들머리 진열장에 나온 보검은 동서 실크로드 교류 역사를 상징하는 전시 간판 유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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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여년 전 신라 청년 무사가 찼던 황금장식 보검(국가지정 보물)이 최근 영국 런던의 전시장으로 날아가 눈길을 받고 있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런던 브리티시박물관이 지난달 26일 시작한 특별기획전 ‘실크로드’(내년 2월23일까지)가 그 자리다. 국립경주박물관이 대여한 신라 실크로드 관련 유물 8건 중 하나로 전시장 들머리 진열장에 나온 보검은 동서 실크로드 교류 역사를 상징하는 전시 간판 유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박물관 쪽은 누리집 전시 정보에 이 황금보검을 13개 대표 작품(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선정해 집중 소개했다.
1973년 경주 계림로 배수로를 정비하다 드러난 젊은 신라 남성의 돌무지 무덤(계림로 14호분)에서 출토된 이래 50여년간 국립경주박물관 진열장을 지켰던 보검은 금제 칼 손잡이에 붉은 석류석을 박고 태극무늬 등으로 수놓은 것이 특징이다. 옛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장식 디자인 요소가 뚜렷하고, 카자흐스탄 보로보예 유적 출토품과 중국 신장 키질 벽화에도 닮은 유물이 확인돼 한반도를 대표하는 서역계 유물로 꼽힌다.
보검 외에도 경주 배동에서 출토된 중국 청자 뚜껑 달린 뼈단지와 사천왕상이 돋을새김된 감은사 터 동탑의 사리장엄구, 경주 용강동 출토 서역인과 문관의 토용(흙인형), 노서동 출토 금제 목걸이, 천마총 출토 푸른빛 유리항아리 등 최상급 유물들이 함께 나왔다.
현지 박물관 전문가들은 황금 재질에 붉은빛 석류석과 유리로 사다리꼴 형상의 표면을 장식한 보검이 영국 서퍽 지방의 앵글로색슨 왕의 7세기 배무덤 유적 서튼후에서 출토된 어깨걸이 장식과 상통하는 요소가 보이는 데 놀라워하며 표면에 박힌 광물의 원산지 공동 연구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전시 유물 호송관으로 현장에 갔던 이현태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사는 “겹겹이 쌓인 포장을 풀고 보검의 전모가 공개되는 순간 현지 큐레이터와 보존과학 전문가들이 크게 탄성을 지르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여전히 영롱한 장식 광물의 광채와 온전한 보검의 형태에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전시는 ‘실크로드가 동서로 이어지는 단일 무역로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영국, 스칸디나비아에서 마다가스카르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사회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첩된 네트워크’란 전제를 깔고 꾸려졌다. 근대기 이후 국가 영역이 아닌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출품작들을 구획해 교류상의 역사를 펼쳤다. 일본 고대 나라시대의 도읍 헤이조쿄(평성경)를 시작으로 신라의 금성(경주)과 중국 당나라 장안(서안)과 돈황을 거쳐 사마르칸드, 이스탄불, 로마, 서튼후와 스코틀랜드까지 실크로드 영역을 다각도로 확대하면서 새롭게 조명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에 있는 소그드왕국의 유적 아프라시압 벽화 남벽 일부를 떼어와 전시한 것이나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호탄에서 출토된, 뽕나무 씨앗과 누에 알을 숨기고 시집온 당나라 공주의 초상 패널화 등이 핵심 출품작으로 눈길을 모은다. 박물관 쪽은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 등 세계 각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시 연계 심포지엄도 12월 초 열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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