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장수 ‘SNL 코리아’… ‘핫한 현실’로 웃겨 드려요
일산 스튜디오 촬영 현장 가보니
과한 수위 대신 따뜻한 웃음 강화
사회와 판박이 ‘스마일 클리닉’ 등 화제

“쌔러데이 나잇 라~이브!”
지난 14일 저녁 경기도 일산의 ‘SNL 코리아’ 촬영장. 신나는 밴드 연주에 400여 관객의 함성이 더해지며 무대로 열기가 집중됐다. 현재 방영 중인 SNL 한국판 여덟 번째 시즌의 촬영 현장. 간판 멤버이자 메인 MC인 신동엽이 이날 초대 손님인 배우 이정은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두 시간 가까이 생생한 코미디쇼가 펼쳐졌다.
‘SNL 코리아’가 국내에 들어온 지 올해로 약 15년. 50년 동안 이어진 미국 NBC의 원조 ‘SNL(Saturday Night Live)’ 다음으로 가장 오래 방영된 ‘최장수 해외판 SNL’ 기록을 가지고 있다. 스타 예능인들을 숱하게 배출한 국내 최대 코미디의 장이지만, 한때 파격적인 수위로 호불호도 갈렸던 코미디쇼. 하지만 최근에는 번뜩이는 사회 풍자로 다양한 시청층에서 두루 사랑받고 있다. 시즌 8은 피부과를 소재로 한 ‘스마일 클리닉’, 정치인들이 연애 예능 출연 희망자로 등장하는 ‘나는 HUBO(후보)’ 코너 등이 연일 화제를 모았다. 이번 주 종영을 앞두고 ‘SNL 코리아’ 제작진이 제작 뒷이야기와 변화해 온 코미디의 방향성 등에 대해 답했다.

◇“오늘의 우리 사회 담는 걸 최우선으로”
촬영장은 화면으로 볼 때보다 훨씬 빡빡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매주 목요일 저녁 두 차례 공연한 뒤 토요일에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되는 방식. 오후 6시 30분 1회차 공연은 ‘웃음 시험대’였다. 코너별 세트 네 개가 일렬로 늘어섰고 출연자와 카메라가 이를 오가며 녹화가 진행됐다. 눈에 띄는 건 현장에 나와 있는 검은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제작진들.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지 않는 부분을 면밀히 체크해 오후 9시의 2회차 공연에 반영하기 위한 모니터링 중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SNL은 시즌 시작 수개월 전부터 기획에 들어가지만, 마지막 공연까지 대본을 손보는 역동적인 제작 과정이 최종 결과물 뒤에 있었다. 국내외 정치·사회 이슈는 촬영 막바지까지 반영해 수정을 거듭한다. SNL 코리아 제작진은 “예컨대 작년 뉴진스 사태 당시에는 촬영일 오후에 있었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을 2~3시간 만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대본을 새로 작성하고 민희진 복장과 비슷한 옷을 찾아내 입힌 뒤 출연진은 즉석에서 연습해 성대모사를 해냈다. 이는 방송과는 다른 OTT 플랫폼의 유연한 의사 결정 과정과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제작진과 출연진의 팀워크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지금 ‘SNL 코리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가 ‘지금 이 사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젊은 인력을 꾸준히 수혈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매 시즌 오디션과 스카우트를 통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20대 초반 작가를 4~5명씩 영입한다. 제작진은 “연출 부문도 메인 연출진은 유지되지만 젊은 PD들이 점점 중심 역할을 맡고 기존 베테랑 PD들이 이들을 서포트하는 구조”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베테랑과 신입의 활발한 토론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인 셈. 그렇게 진료는 안 보고 시술만 하는 피부과, 이성의 전화번호를 얻는 성지가 된 서점 등 많은 공감을 받은 이번 시즌의 명 코너들이 탄생했다. 제작진은 “‘SNL 코리아’는 세월이 지나도 늘 젊은 세대가 사랑해주는 작품이지 않나. 작품이 나이를 먹어도 시청층은 계속 젊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고 했다.
◇“따뜻한 코미디 향해 나아가겠다”
‘SNL 코리아’는 한때 거친 대사와 표현으로 특정 계층을 비하하거나 조롱,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때도 있었다. ‘더 센’ 수위를 원하는 시청자도 있지만, 제작진은 ‘더 많은’ 대중으로 방향을 정했다. 제작진은 “여러 차례 시청자 피드백을 받으며 코미디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웃음을 위해 ‘이 정도는 괜찮다’는 접근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사람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코미디를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한쪽 사이드의 이야기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서로 입장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SNL 코리아’는 tvN(2011~2017년)에서 쿠팡플레이(2021년~)로 한 차례 플랫폼을 옮기며 변화도 있었다. tvN 시절에는 1년에 20~40개 회차를 제작했던 반면, 쿠팡플레이에서는 한 시즌에 10개 회차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프로그램 완성도가 올라갔다는 평이 나온다. 인기 코너였던 ‘MZ 오피스’를 발전시켜 ‘직장인들’이라는 스핀오프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해외에서 수입한 ‘SNL’ 포맷을 넘어 한국 문화를 토대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제작진은 “세대 갈등, 남녀 갈등처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가 많은데 우리 코미디가 서로의 입장을 보여주고 이해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양한 사람의 사정을 웃음 안에서 공감하게 만들고, 조금 덜 각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지향점입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청래, 고향 금산서 친형들과 함께… 장동혁, 서울서 젊은층 투표 독려
- 與 “李에 힘 실어줘” 野 “샤이보수 결집”
- 한국 전작권 전환 속도전에… 美국방 “고무적이지만 균형 필요”
- 트럼프, 종전 MOU 퇴짜… 더 세진 수정안 보냈다
- [알립니다]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9일부터 본선 스타트
- 사망자 늘어나는데, 문닫는 장례식장·상조회사
- 이원택·김관영 초접전… 전북 사전투표율 35% 1위
- 吳 “국무회의서 李정부 견제” 鄭 “尹정부 땐 왜 침묵했나”
- 年 임대료 10만원… 24시간 어린이집…
- 후보 78% “인구 감소 심각”… 구체적 공약 제시는 17%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