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일 "몸 속 암세포 전부 박멸시킨다" 의사도 추천한다.

평소 석류를 습관처럼 챙겨 먹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육이 손에 잘 묻고 씨가 많아 먹기 번거롭다는 이유로 과일 코너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지나치기 일쑤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진들 사이에서는 이 평범한 과일 하나가 ‘암 예방에 탁월한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장암, 폐암, 유방암을 포함한 6대 주요 암에 대한 예방 가능성이 제기되며 석류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도대체 석류가 어떤 기전으로 암을 막아주는 것인지, 그리고 일상에서 어떻게 섭취해야 효율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항산화 능력의 핵심, 폴리페놀의 정체

석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폴리페놀은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항산화 물질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석류 속 폴리페놀은 그중에서도 엘라지탄닌이라는 고분자 화합물로, 소화 과정에서 엘라직산으로 전환된다. 이 엘라직산이 세포 속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하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유방암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석류 유래 엘라직산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했다는 연구 결과는 암 예방뿐 아니라 치료 보조제로서의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폴리페놀 함량은 일반 사과의 약 3~4배에 달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2. 호르몬 의존성 암에 미치는 영향

석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즉 ‘식물성 파이토에스트로겐’이 풍부하다. 이는 체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해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같은 호르몬 의존성 암의 진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체내 호르몬 균형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는데, 석류의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인체 내 유해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추고 암세포 성장 억제에 영향을 미친다.

한 이스라엘 의과대학의 연구에서는 폐경기 여성에게 석류 추출물을 섭취시킨 결과, 혈중 에스트로겐 관련 대사체가 안정화되며 유방암 지표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단순한 항산화 기능을 넘어선 호르몬 조절 작용까지 시사한다.

3. 대장 건강과 석류 껍질의 상관관계

보통 석류는 알맹이만 먹고 껍질은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많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부위는 바로 석류 껍질이다. 특히 껍질에 들어 있는 타닌과 안토시아닌 성분은 대장 내 염증을 줄이고,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장내 독소 흡수를 막고 대장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을 낮추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스페인 식품영양학 연구팀은 석류 껍질 추출물이 대장암 초기 단계의 비정형 세포를 정상화시키는 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과일이 아닌, 기능성 식품의 범주로 석류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4. 석류 속 푸니칵산, 암세포의 에너지 통로를 차단하다

석류씨에서 추출되는 푸니칵산(punicic acid)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물질 중 하나다. 이는 오메가-5 지방산 계열로, 암세포의 지방 대사를 억제함으로써 세포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원 자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폐암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푸니칵산은 세포 내 지방합성 효소의 활성을 낮추며, 세포 증식을 눈에 띄게 줄였다.

이처럼 석류는 단순히 항산화 작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생존 루트를 다각도로 차단하는 유효성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암 예방의 새로운 접근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