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산 배추 수입…가격잡기 ‘글쎄’

서효상 기자 2024. 9.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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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배추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가 중국산 신선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도 물량이 10t대로 비교적 적은 데다 외국산 신선배추에 대해 가정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과거 사례 등과 비춰봤을 때 국산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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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물량 16t 도매시장에 공급
가정용 소비 외국산 선호 낮아
수급에 영향 미미…품위 변수
정부가 여름배추값 안정을 위해 중국산 신선배추를 들여오기로 하면서 국내 배추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강원 홍천군 내면 창촌리 한 배추밭에서 송도성씨(51)가 출하를 앞둔 배추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송씨는 당초 10월초 출하할 예정이었지만 9월말로 수확 시기를 앞당겼다. 홍천=이종수 기자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배추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가 중국산 신선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도 물량이 10t대로 비교적 적은 데다 외국산 신선배추에 대해 가정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과거 사례 등과 비춰봤을 때 국산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원예농산물 수급안정 대책’을 통해 중국산 신선배추 16t을 도매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중국산 배추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직수입하는 형태로, 통관 절차를 마치고 aT 비축 기지에 입고되는 시점은 27일로 파악된다. 이후 품위·안전성 검사를 마치면 수일 내에 도매시장 등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배추 카드는 배추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꺼내든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들이 상품 한망(3포기)당 2만4551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평균(1만3087원)보다 87.6%, 평년 9월(1만6888원)보다 45.4% 높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출하되는 여름배추는 생육기 극심한 가뭄과 이례적인 이상고온 현상으로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9월까지 출하되는 배추는 해발 600m 이상의 완전고랭지에서만 재배 가능해 이 지역 기상이 악화하면 시장 전체 공급량이 급감하는 특성이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배추(김장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0월 중순까지 배추 공급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배추 수급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산 신선배추를 수입해 시장에 탄력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국내 산지엔 출하장려금 지원을 지속하고 대형마트 등에는 할인지원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외국산 신선배추를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0년(162t), 2011년(1811t), 2012년(659t), 2022년(1507t) 등 네차례에 걸쳐 들여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입 물량이 배추 수급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도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외국산 배추에 대한 가정 소비자 선호도가 높지 않아 국산 수요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2010년 미국산 신선배추가 국내에 처음 수입됐을 당시 가정 내 수요가 거의 없었고 배추값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미국산 배추를 도입 단가의 10분의1 가격에 내놓을 수밖에 없어 수입업자들이 큰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수입 배추의 물량·품위가 변수라는 견해도 있다. 산지 관계자는 “초도 물량 이후 더 많은 물량이 밀려 들어오거나 만에 하나 외국산 배추가 국산만큼 속이 꽉 차고 신선하다면 부족한 국산 배추 수요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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