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재직·AI수석 기간 업스테이지 주식 논란 업스테이지·하정우 "네이버 허락, 베스팅 원칙 지켜" 반박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부산 북갑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6일 오전 부산 북구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정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전 청와대 AI수석)가 과거 인공지능(AI) 기업 업스테이지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처분한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에 재직하며 AI 부문 경쟁사 업스테이지의 고문역을 맡아 주식을 취득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 AI 수석으로 취임 후 주식을 매각한 것이 '주식 파킹' 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정우 후보 측은 "네이버의 양해 하에 지분을 매각했던 것"이라고 반박하고 "주식 파킹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홍종기 법무법인 다함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 후보가 과거 보유했던 업스테이지 주식을 주당 100원에 매각한 것을 두고 '주식 파킹' 의혹을 제기했다.
하 후보 측은 즉각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반박했고, 이날 업스테이지 측에서도 해명문을 냈으나 이해충돌 의혹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는 한동훈 무소속 후보도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하 후보의 주식 보유와 처분 경위를 둘러싼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 업스테이지, 이해충돌 반박 "네이버 허락, 비상근 AI 교육 한정 자문역"
이날 업스테이지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하정우 후보는 비상근 AI 교육 한정 자문 역할이었으며, 그에 따른 보상으로 주식 1만주를 액면가로 부여받았다"라며 "네이버 재직 중이던 하 후보는 업스테이지 자문 역할에 대해 네이버의 공식 허락을 받은 후, 비상근 AI 교육 한정 자문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트업 초기에 자문을 받기 위해 현금성 보상이 아닌 초기 주식을 베스팅 형태로 부여하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이다"라며 "당시 1만주를 액면가로 부여하고, 의무보유기간을 6년(최소임기 3년, 이후 3년 기간에 비례해서 소유 확정)으로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 후보는 공직 취임에 따라 보유 주식을 정리했다. 주주간계약상 의무보유기간이 채워지지 않으면 채우지 못한 기간에 상응하는 주식을 회사(대표나 대표가 지정하는 사람)에 액면가로 반환하도록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업스테이지 주식 1만주 중 의무보유기간을 넘겨 본인 소유가 된 5556주는 공직자윤리법상 주식백지신탁 의무에 따라 백지신탁했으며, 기간을 채우지 못한 나머지 4444주는 주주간계약에 따라 액면가 100원에 최대주주인 김성훈 대표에게 자동 반환됐다"고 말했다.
반환 주식은 대표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인재 채용과 직원 보상으로만 사용하도록 계약돼 있다는 게 업스테이지 측 입장이다. 사적 재산으로 유용하거나 파킹거래를 했다는 건 애초에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스테이지 입장문
업스테이지는 국내 대표 AI 스타트업 중 하나다. 하 후보가 과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을 맡을 당시 경쟁 관계로 볼 수 있는 AI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들고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겸업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하 후보가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에서 국가 AI수석으로 발탁됐을 당시 해당 주식을 일정 기간 동안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둔 논란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 사업 정예팀에 선정되며 정책 수혜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하 후보가 AI 정책을 담당하는 자리로 옮긴 후 업스테이지 지분을 언제 매각했는지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 홍종기 변호사 "7만원 주식을 100원에"…주식 파킹 의혹 제기
전날 홍종기 법무법인 다함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하 후보가 과거 청와대 AI수석 임명 직후인 지난해 8월 11일 보유 중이던 업스테이지 주식 4444주를 주당 100원에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홍 변호사는 한동훈 후보 소속 로펌 대표이자 윤석열 정부 시절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홍 변호사는 같은 달 업스테이지 우선주 발행가가 주당 29만3956원이었고, 현재 장외시장에서 업스테이지 주식이 주당 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 후보가 공직에 있는 동안 주식을 잠시 제3자에게 넘긴 뒤 퇴임 후 다시 회수하는 '주식 파킹'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 후보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반박했다.
후보 측은 하 후보가 2021년 업스테이지 창업 당시 '3년 거치, 3년 분할' 조건의 베스팅 계약을 체결했고, 청와대 AI수석 임명에 따라 계약상 잔여 지분 4444주를 회사에 액면가로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주당 100원 매각은 시장가격을 임의로 낮춰 거래한 것이 아니라 창업 당시 약정된 계약 조건을 이행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베스팅은 스타트업에서 창업자나 초기 임직원이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조건을 충족해야 지분을 확정적으로 취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중도 퇴사하거나 직무상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회사가 미확정 지분을 정해진 가격으로 회수하는 조항이 포함되기도 한다. 하 후보 측은 이번 거래가 이 같은 스타트업 투자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 류제화 변호사 "독파모 사업 총괄하면서…심각한 이해충돌"
같은 날 류제화 변호사는 SNS를 통해 "하 후보 측 해명대로라면 하정우 후보는 2021년 업스테이지라는 회사가 창업할 당시 베스팅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핵심적인 임직원'의 지위에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류 변호사는 전 국민의힘 세종갑당협위원장이다.
이어 "하 후보가 청와대 AI 수석으로 임명된 때는 지난해 6월 15일이고 하 후보가 본인 주장대로 베스팅 계약에 따라 주식을 업스테이지에 반환한 때는 지난해 8월 11일이다"라며 "그 사이 업스테이지는 독파모 참여회사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와대 AI수석으로서 대한민국의 AI 정책과 독파모 사업을 총괄하던 하 후보는 업스테이지 핵심 임직원의 지위에 있었고, 업스테이지가 독파모 사업 참여회사로 선정된 뒤 주식을 업스테이지에 반환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라며 "주식 파킹인지 아니면 공직자 이해충돌인지 추가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하 후보 "공적 취임 따른 법적 의무 준수"
하 후보 측은 두 번째 공식 입장을 내고 "하정우 후보는 업스테이지 창업 당시 AI 교육 분야에 한해 자문을 제공하는 비상근 고문 역할을 수행했을 뿐으로, 회사의 경영이나 의사결정에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 후보 두 번째 공식 입장문/자료=하정우 후보 SNS
덧붙여 "국책사업(독파모) 선정 과정에 하정우 후보 및 AI수석실이 관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통령비서실(AI수석실)은 국가 AI 정책의 큰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관일 뿐, 개별 사업의 업체 선정 등 집행 과정에는 관여할 수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 처분은 공직자윤리법 규정을 준수한 정상적인 과정이었다고 했다.
하 후보 측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는 임명 후 2개월 이내에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라며 "6월 임명 직후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측에 주식 매각을 즉시 요청했다. 7월에서 8월 초에는 적합한 매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시일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법정 기한 내에 매각이 완료되지 않자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수탁기관에 해당 주식을 전량 백지신탁(8월 14일)했다. 그 과정에서 주식매수자가 나타나 처분을 완료했다"라며 "하 후보 측은 공직 취임에 따른 법적 의무를 누구보다 엄격하게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하 후보는 1차 공식 입장에서 밝힌 베스팅 계약 부분에 논란이 거세지자, '베스팅 계약'을 '베스팅 고문역할 계약'으로 수정하며 자신의 의견을 강경히 하기도 했다.
■ 한동훈 후보 "이해충돌 분명해져…검증 필요"
이와 관련 한동훈 후보 측은 "심각한 이해충돌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분명해졌다"고 입장을 냈다.
한 후보는 "하 후보 말이 다 맞다고 하더라도 베스팅 계약이라고 했다가 베스팅 고문역할 계약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라며 "친분있는 대표 개인에게 매각해 놓고 회사에 매각했다고 거짓말한 것이 드러나는 등 검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베스팅 계약은 창업자나 창업자급 임원 등과 하는 것이니 하 후보는 업스테이지와 그 정도로 깊은 관계였다"라며 "하 후보가 청와대 AI수석으로서 AI정책을 총괄하던 지난해 8월 4일까지도 하 수석은 업스테이지 주식을 들고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업스테이지는 독파모 참여회사로 선정됐고 그 후 금융위 산하 펀드가 자그마치 5600억원 투자를 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해충돌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