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신비주의
아직 알 수 없는 일에 관해 누군가 물었을 때 대뜸 “신비주의!”로 답변을 갈음하는, 알 수 없는 콘셉트의 야구선수가 있다. 머리를 자를지 말지는 알려 줄 수 없지만 기를 만큼 기른 앞머리는 활짝 열어젖혀 버리고, 올스타전 코스프레 계획은 비밀이지만 게임 전적만큼은 자신의 실력 증명을 위해 낱낱이 공개한다. 그야말로 범인이라면 쉬이 이해할 수 없는 신개념 신비주의의 등장. 그러나 정작 가장 신비로운 점은,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고 다가오지 않은 일을 괜히 걱정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신비주의를 표방하는 여느 이들과는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있는 그대로’를 살아가는 사람이 보였다는 사실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oonjeong Jeon Location The Training Center

#광고 아닙니다
이번에 인터뷰하는 장소는 좀 특별하죠?
맞습니다. 제가 야구장 다음으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장소죠. 광주에 있는 이동호 트레이닝 센터라는 곳입니다.
이동호 대표와 인연이 깊어 보이는데,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처음 1군에 자리를 잡으려고 할 때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지역을 막론하고 야구를 가장 잘할 수 있게 해 줄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보기로 했죠. 근데 마침 고향인 광주에서 한 트레이너님이 당시에는 잘 없던 운동 스타일이면서도 제게 꼭 필요했던 부분들을 연구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앞뒤 안 재고 무턱대고 찾아와서 “선생님, 저는 이런 사람이고요, 이런 게 필요합니다. 같이 한번 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받아 주셨어요. 당시에 선생님께서도 저 같은 선수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먼저 와서 그런 식으로 어필하는 모습이 참 신박했다면서요.
센터에 걸린 유니폼에 적힌 문구를 보니 이동호 대표를 ‘마법사님’이라고 칭했더라고요?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마치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도움을 주셔서 그런 애칭을 적었어요.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도 선생님을 두고 ‘마법사 아니시냐’ 하는 얘기를 가끔 했고요.
연말에 케이크 초를 불면서 새해맞이를 하는 장면이 MZ스럽다며 소소하게 화제가 됐었어요. 광주동성고 모임 같던데요?
동성고 출신 제 위 1년 형들부터 제 아래 1년 후배들까지 만나는 모임이 하나 있어요. 약간 부끄럽지만, ‘유은학원’이라는 재단 이름을 따서 ‘유은이네’라는 모임명도 붙였죠.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고요. 우리끼리 연말에 한 번씩 보고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만나는 거예요. 근데 이젠 한 명씩 결혼하고 그러다 보니까 분위기가 살짝 달라졌어요. 남자들끼리만 있을 땐 투박했는데 형수님이나 제수씨가 생기니까 케이크도 하나씩 예쁜 걸로 준비해 주시고, 여러모로 모임이 섬세해졌습니다. 저희끼리는 이런 거 못 하거든요. 디자인도 하고 예약 주문도 해야 하는데 저흰 솔직히 케이크 집이 어딨는지도 모르고요. 아무튼 다들 잘된 일은 축하해 주고 힘들 땐 도와주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올겨울에도 김장 행사에 다녀왔잖아요. ‘10년 전엔 김장 행사에 참여한 청년이었는데 이젠 행사 주최하시는 분 같다’라는 반응이 있었어요.
김장 때 이모님들이 계시잖아요. 이젠 제 옆엔 안 오세요. 그냥 알아서 하라는 거죠. 오시더라도 ‘어, 잘하네’ 한마디만 하고 금방 가시고요. 근데 저만 김장 행사에 10년 동안 간 게 아니라, 행사를 주최해서 오신 분들도 계속 함께였거든요. 그래서 뵐 때마다 인사드리고 재밌게 김장하고 하던 게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습니다.
후배들이 김장하는 것도 지켜봤어요?
옆에서 슬쩍 봤더니 아무래도 저보다 조금 부족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나름 경력자니까요. 근데 앞으로는 그 친구들도 야구를 잘해서 그런 행사에 매번 초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드림 카페 자선 행사가 끝나고 본인의 포토카드를 엄청나게 챙기던데 활용 방안이 어떻게 되나요?
정확히 쓸 데는 안 정하고 일단 챙겼습니다. 근데 뭐, 그게 제 거겠습니까~? <더그아웃 매거진>에도 선물로 좀 드릴게요. 여기 온다고 진짜로 가져왔거든요. (뒤적)
항상 뜻깊은 활동에 힘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어떤 활동이든 제가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면 조금씩 해 보고자 해요. 팬분들께서 제가 뭘 한다고 해서 다 따라 하시는 건 아니겠지만, 누군가 나중에 문득 ‘저 선수가 이걸 했었는데 나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역할을 다한 셈이 아닐까 싶거든요. 힘든 친구들이 좀 더 건강해지고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일을 하는 건데, 매번 숨기고 싶은데도 숨겨지지 않아서 약간 부끄럽네요.

#게임 잡지 아닙니다
팀의 뒷문을 열 뻔했다가 닫은 마무리 투수를 두고 ‘어쩌라고 막았잖아’를 붙이는 밈이 팬들 사이에서 종종 쓰여요.
예, 뭐. 막았는데 어쩌겠습니까? 제 임무는 어쨌든 막는 거니까. 이게 참 쉬운 게 없어요~ 뭐든 결론은 막아 내서 팀의 승리를 지켰다는 거고, 팀이 이겼다면 어떤 말이 나오든 그거면 된다고 보거든요. 실은 팬분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계실지 누구보다 잘 알고 저도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또 마음대로 잘 안되니까요.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게임을 안 하나 싶었는데, 어젯밤에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플레이 기록이 꽤 남았더라고요.
열심히 했죠. 평소에 같이 하던 친구랑 돌렸습니다. 되게 오랜만에 한 건데 이게 참… 야구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쉬어 가는 게 필요합니다. 롤을 쉬니까 롤이 잘 돼요. 머리에서 잡생각이 빠지니까 동선도 깔끔하고 적당히 빠져 가면서 하지 말아야 할 플레이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쉼이 필수라고, 어제 진지하게 친구한테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야구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잠깐 벗어나서 머리를 식히는 시간도 참 중요하구나 싶었죠. (소환사의 협곡은 전쟁터가 아닌가요?) 지금은 비시즌이라 야구장에서 전쟁을 못 하니 다른 쪽 전장에서 도파민을 채우는 중입니다.
‘김원중이 롤에서 연패하면 마운드에서 잘 막고, 롤이 잘 되면 야구에서 흔들린다’ 하는 속설도 있잖아요. 그래서 팬들은 롤을 못하길 바라기도 하거든요.
그걸 친구들이 너무 많이 말해 줘서 이젠 게임을 하다가도 “야, 나 여기서 일부러 죽어야 되냐?” 묻기도 하죠. 그래서 그 뒤론 게임을 좀 더 막 하는 경향이 생기지 않았나 해요. 게임에서 이기면 이겨서 좋고, 지면 또 진 대로 야구가 잘 된다고 하니 그건 더 좋은 일이니까 그런 얘기도 그냥 웃으며 즐기게 됐어요.
정글러(중립 몬스터를 사냥하고 팀원들의 플레이를 고루 보조하는 포지션)로 유명한데, 최근 미드 라이너(중단 공격로에 서는 포지션)를 연습하는 전적도 포착됐어요.
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그 말은 곧 다른 롤 유저들이 제일 안 좋아하는 유형이라는 거죠. 이걸 ‘질병 수준이 높다’라고 그러긴 하는데, 그래도 꼭 이겨야 할 땐 정글을 가는 편이긴 합니다. 미드로 갈 땐 뭐, 즐겁게 하는 거죠. 게임은 즐겁게 하라고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제가 지려고 가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플레이하다 지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챔피언도 어려운 것만 골라서 한다면서요?
아무래도 제 성격 자체가 그렇다 보니까 스타일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고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하죠? 저는 그렇게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걸 좋아해요. 변수도 많고. 제 삶부터가 그런 것을… 마운드에서도 누가 뭘 어떻게 압니까. 어찌 됐든 해냈을 때 성취감이 큰 도전을 좋아합니다.
밸런스게임! 승패는 미드 차이 vs 정글 차이?
이게 참 양날의 검이에요. 정글 차이라고 하면 제 문제일 것이고, 미드 차이라고 하면 제 영향력이 얼마 안 된다는 거니까요. 서포터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서포터(바텀 라이너를 비롯한 아군의 성장을 돕는 포지션)가 와드(시야를 확보하는 아이템) 설치를 똑바로 안 해 줬기 때문에 지는 겁니다. 근데 또 요즘 추세로는 원딜(원거리 딜러, 바텀 라이너) 차이라고 하더라고요?
요즘도 리 신을 제일 좋아해요? 2023년 올스타전에서 퍼포먼스로 선보인 캐릭터기도 하잖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정글러의 기본 덕목은 리 신, 그레이브즈, 니달리라고요. 그레이브즈는 요즘 성능이 너무 안 좋아서 빼놓고, 리 신과 니달리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리 신, 니달리 같은 논타기팅 챔피언(공격 대상을 지정할 수 없는 스킬을 가진 챔피언)은 하지 말라는 지적도 봤는데…
다들 제가 하는 걸 못 보셔서 그래요. 만나 보시면 깜~짝 놀랍니다. 저를 직접 상대해 본 분들은 도대체 왜 이 티어에 있냐고 그러세요. (왜 거기 있는데요?) 그러니까요! (빠직) 그게 의문이라는 거죠. 수많은 억까가 들어옵니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 보고 싶은 올스타전 퍼포먼스가 있나요?
신비주의라서 그런 건 말할 수 없습니다. (다른 퍼포먼스를 할 의향은 있나요?) 그런 것 또한 말하지 않는 게 신비주의죠. 제가 원래 항상 질문의 의도를 벗어나거든요? 그러니까 당황하지 마십쇼.
닉네임이 알려져서 플레이 기록이 공개되는 게 부담되진 않아요?
실력을 증명해야 하니까 닉네임을 바꿀 일은 없습니다. (플레이를 분석한 팬도 봤어요.) 오? 제 플레이 분석 좀 해 달라고 해 주십쇼. 저보고 잘한다고들 하시죠? 저도 짬이 있는데, 그래도.
만약 야구를 해 온 시간에 롤만 했다면 프로게이머로도 성공했을까요?
근데 게임도 그쪽 재능이 따로 있는 거라서요. 전 현실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합니다. 지금 제 게임 실력을 따져 보면 일반인 중에서는 잘하는 편인 것 같지만 프로게이머는 못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물론 지금도 시간을 좀 더 투자한다면 티어는 높일 수 있겠지만요.

#커피 잡지 아닙니다
‘더 클로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트레져스커피’ 박주환 사장이 커피 스승이라던데, 어떤 인연인가요?
(구)승민이 형 친구 중에 저랑도 친한 유도 선수 형이 한 분 계세요. 하루는 형이 “야, 내가 아는 형이 커피숍을 하는데 한번 가자”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저는 “형, 나 커피는 먹지도 않는데 무슨 커피숍이에요” 했거든요. 그 ‘커피숍 하는 형’이 형과 함께 유도를 했던 트레져스커피 사장님이었던 거죠. 어쨌든 따라가서 처음 내려 주신 게 에스프레소 3잔이었거든요. 유명한 거라고 하시면서요. 근데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만약 커피에 빠지기 전에 에스프레소부터 접했더라면 입문하기 쉽지 않으셨을 거예요. 저도 한동안은 그런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한 1, 2년간은 사장님과 동네 형, 동생 사이로만 지냈어요. 그러다가 형님께서 좋은 커피를 한번 먹게 해 준다고 하셔서 한두 잔 마시다 보니 스페셜티 커피에도 빠져들게 됐습니다.
지난해 올스타전 땐 코디 폰세(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창고에 들러서 브루잉을 구경하더라고요.
폰세 선수가 먼저 “커피 한 잔 내려 줄까? 올래?” 이러더라고요. 자신만의 커피숍이 있다면서요. 맛있게 마셨던 기억이 나요.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 입문한 후 먹어 본 원두 중 가장 비싼 건 뭐였어요?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로 기억해요. 정확한 풀 네임은 가물가물하지만요. 카페에서 사 마셨던 것 같은데 한 잔에 2만 5천 원, 3만 원 정도 하더라고요. 찻잎 같은 맛이 났던 커피고요. 원래 좋은 커피는 따뜻하게 먹어야 한대서 첫맛과 중간 맛, 끝맛을 차례로 느끼면서 마셨어요. 근데 제 입맛에 찰떡은 아니더라고요. 만약 제 취향에 꼭 맞았다면 금액을 감수하면서라도 그런 품종을 계속 찾아서 마셨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제 커피 수준이 아직 부족해서 그 원두가 제게 와닿지 못한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도전해 볼 의향도 있어요.
홈 카페도 소개 한번 가능한가요?
장비 이름을 상세하게 짚어 드릴 수준까진 못 돼요. 형님께서 ‘커피 시작할 땐 이 정도면 될 거야’하고 추천해 주셔서 인터넷에서 산 제품들이거든요. 그라인더가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였던 것 같고, 선물 받은 저울이 하나 있어요. 주전자는 제 부족한 브루잉 실력을 보완해 줄 만한 좋은 걸로 하나 장만해 놨습니다.
시즌 중에는 언제 커피를 마셔요?
점심 먹고 한 잔 내려서 먹거나, 밤에 집에 와서 마셔요. 쉬는 날엔 여유롭게 마시고요. (게임 하면서요?) 타 놓고 롤을 하죠. 맛있잖아요! 저는 맛있는 걸 좋아합니다. (하다가 죽으면 한 잔 마시고요?) 그렇죠. 정글링하다가 귀환 찍어 놓고 한 모금 하고~

#야구 잡지 맞습니다
150세이브 기념 유니폼이 블랙 핑크 배색이라 화제였어요.
작년에 핑크가 유행이었나? 그랬나 봐요. 저도 글러브랑 스파이크에 핑크 포인트를 한번 맞추기도 했던 터라 유니폼 디자인이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두 가지 시안이 뽑혀서 팬분들께 투표를 받았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던 걸로 기억해요. 사 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김원중 하면 술 안 하고 건전하게(?) 게임만 하기로도 유명하잖아요. 술은 10년 동안 한 방울도 안 마신 거예요?
건전한 거 맞겠죠? (끔뻑) 초반 6, 7년 정도는 한 방울도 안 마셨어요. 그러다가 최근 몇몇 선배님들께서 은퇴하실 때쯤엔 제가 후배 된 도리, 사람 된 도리로서 한두 잔 받아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선배님들께서 여태껏 잘 챙겨 주신 데 감사드리는 마음으로요. 근데 그런 큰 행사가 있지 않는 이상엔 웬만하면 안 마십니다. 대신 술자리 자체는 나가요. 가서 물만 따라 마시더라도 분위기를 잘 맞추면 되는 거니까요. (선수 생활을 마치면 제약이 풀릴까요?) 그땐 제약을 걸 이유가 없으니까요. 은퇴하면 사회생활도 더 많을 거고요. 그렇게 나중 일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조금은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원하게 넘겨 버린 5대5 가르마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나요?
아, 맞다. 저 머리 뽀샵(?) 해 주세요. 오늘 잘 안돼가지고. (스타일링을 한 거예요?) 뭐, 했다기보다는 그래도 신경은 쓰고 왔죠. (머리는 다시 기르기로 한 건가요?) 신비주의라. …근데 솔직히 당장은 잘 모르겠어요. 이걸 길러야 할지 잘라야 할지 갈팡질팡 중인 상태입니다.
외모에 대한 주목을 원치 않는다고 말해 왔는데, 지금 얼굴로 쭉 살기 vs 10억 원 받고 얼굴 랜덤 돌리기!
10억으론 안 하죠~ 주어진 거에 만족하고 살아야죠. (얼마를 줘야 돌리나요?) 안 돌릴 것 같은데. 생긴 대로 살 예정입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친해지고 싶은 선수로 김원중을 꼽으면서 마무리 투수로서의 멘탈 관리법을 묻고 싶댔어요.
올스타전에서 만났어요. ‘이런 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하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길래 진지한 대화가 좀 오갔죠. 하루 못했다고 다음날도 못하는 거 아니잖아요. 물론 오늘 잘했다고 내일 무조건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를 했고요. 흔들리지 말라는 말도 그에겐 부담일 수 있으니~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설명해 줬습니다.

김장 행사 때마다 진행자가 ‘부산이 행복해지려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롯데가 가을야구에 가야 한다!’ 하더라고요.
저한테도 매번 그러세요. “잘 좀 해~!”라고. 저는 그 행사에 너무 오래 참여해 왔다 보니까요. 그만큼 롯데 야구를 너무나 사랑해 주시고 저희가 잘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러신다는 게 느껴져서 ‘야구를 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또 있구나’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멘트에 대해 ‘홍민기나 한태양은 표정 관리에 힘쓰는데 김원중은 웃참할 생각도 없다’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참 죄송스러운 일이고… 저희가 좀 더 야구를 잘하면 얼마나 행복해하실까 하는 그런 생각이 항상 듭니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행사에선 어떤 멘트를 듣고 싶은지 상상해 볼까요?
상상이 잘 안되긴 하는데. ‘만약에~’ 뭐 이런 거 좋아하시나요? 저는 그런 게 없어요. 일단 뭐든 하나 해 놓고 다른 거 해야지. 그래도 ‘롯데가 야구를 잘해서 너무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저희도 그렇고 팬분들도 좋지 않을까요?
오늘이 <더그아웃 매거진>과 벌써 7번째 인터뷰였어요. 다시 만날 땐 어떤 모습, 혹은 어떤 것을 이룬 상태면 좋겠어요?
제가 조금 더 건강하고, 팀도 야구를 잘하는 상황이면 좋겠어요. 매거진 팀도 지금까지 많이 뵌 만큼 언제든지 불러 주시면 응해야죠. 야구장에서 또 뵙겠습니다.
다가올 새 시즌 개막을 맞아 팬분들께 인사하면서 인터뷰 마칠게요!
안녕하십니까. 겨우내 야구를 무척 기다려 주셨을 팬분들께 잘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3월이면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야구가 찾아올 시기가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으로 더욱 설레실 텐데요. 저희도 같은 마음으로 더 좋은 야구, 저희가 더 잘할 수 있는 야구를 보여 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고 응원 많이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79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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