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에 뇌혈관은 '시한폭탄'…'이런 증상' 위험신호[몸의경고]
감각이상·실어증·두통 등 진단 필요
고혈압·부정맥 등 만성질환 관리를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매년 10월29일은 세계 뇌졸중 기구가 지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벌어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뇌졸중을 주의해야 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 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4위(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 통계)로, 인구 고령화로 환자 수도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뇌졸중 환자 수는 2019년 61만3824명에서 2023년 65만3409명으로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80세 이상 남성은 5만5857에서 7만2927명으로 30%가 늘었고, 여성은 8만6502명에서 10만2999명으로 19% 증가했다.
큰 일교차는 뇌졸중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교차가 커지면 몸의 혈관이 급속히 축소돼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일교차가 1도씩 높아질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이 2.4% 증가했고, 65세 이상에서는 2.7% 늘었다는 2017년 국내 연구 논문(뇌졸중 저널·Journal of Stroke)도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뇌 손상이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돼 뇌압 상승과 직·간접적인 뇌 손상이 동반되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뇌졸중 중 70% 이상은 뇌경색이다. 우호걸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경색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당뇨병, 비만 발병률 증가 등으로 뇌출혈에 비해 발생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뇌경색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에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의해 혈관내벽이 손상되고, 콜레스테롤이 침착돼 혈관이 좁아져 발생한다. 좁아진 뇌혈관이 결국 막히거나,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이 생성되고 떨어져 나가 다른 혈관을 막아 버리면서 뇌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우 교수는 “뇌로 가는 혈액의 약 80%가 통과하는 경동맥에 동맥경화로 인해 협착과 폐색이 생기면 혈관이 좁아지는 문제를 넘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는 위험도 있다”며 “경동맥 협착 및 폐색은 전체 뇌졸중 발병 원인의 15~20%를 차지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고 혈관의 절반이 막혀도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평소와 달리 손·발의 힘이 빠지거나 어지러움이 느껴진다면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혈관의 협착 정도, 증상 및 기저질환 유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후 약물 치료 및 스텐트 시술 등을 병행해 뇌졸중 발병 위험성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뇌졸중은 증상이 나타난 후 얼마나 신속하게 치료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신속하게 응급실이나 외래를 방문해 진단을 받아봐야 하는 증상에는 팔다리·안면 마비, 감각이상, 실어증, 두통과 구토, 복시 등이 있다.
우 교수는 “혈관이 막혔다면 정맥에 혈전 용해제를 투여해 녹여내는 ‘정맥 내 혈전 용해술’이나 시술 도구로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시술’을 4.5시간 이내 시행해야 한다”면서 "진찰과 진단,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더 빨리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병 후 1시간30분 이내 혈전 용해제를 투여했다면 치료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장애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3배 가량 높았다. 하지만 3시간이 넘어가면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낮아진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흡연, 과도한 음주 등을 삼가야 한다. 우 교수는 “뇌졸중은 의식소실,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유발해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출혈도 빠른 혈압과 뇌압 조절 등이 필요하며 출혈량이 많으면 즉각 수술이 필요하다. 우 교수는 "가급적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하고 뇌졸중 집중 치료실이 운영되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지체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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