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줄었는데...올해 민간분양 아파트 60%가 '1순위 미달'

서울-지방 청약 양극화 갈수록 심화...올해 아파트 공급 작년보다 감소할 듯

아파트 분양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청약 미달이 속출하면서 올해 민영 분양 아파트의 60%가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일부 공공택지 아파트에만 청약이 몰리고 지방의 미분양은 더욱 악화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 / HDC현대산업개발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거쳐 청약받은 민영 분양 아파트 단지는 총 43곳으로 총 1만8020가구가 일반분양됐다.

공공과 임대를 합친 총 분양물량은 2만7658가구에 달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4만7399가구)과 비교하면 2만가구 가량 적은 수치다.

전체적인 공급물량은 줄었지만 청약 결과는 부진했다. 부동산R114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청약을 받은 전국 43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40%에 미치지 못하는 17곳에 불과하다. 2순위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한 곳도 절반에 가까운 21곳에 달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청약자들은 서울이나 일부 무순위 청약 물량에만 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된 '래미안 원페를라'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1.62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최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작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분양 단지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71.4대 1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 7대 1 수준에 그쳤다.

건설업계는 대통령 선거 이후 하반기부터 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은 작년보다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건설이 이달에 부산 동래구 온천동과 부산진구 부전동에 각각 공급할 예정이던 쌍용 더 플래티넘 아파트는 6월 이후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재건축 사업인 '호현 센트럴 아이파크'도 분양 일정이 6월로 미뤄졌다.

특히 6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라 분양시기도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6월 대선 이후 업계가 분양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흥행이 예상되는 서울 외에 지방은 미분양 걱정에 분양성이 있는 곳만 선별해서 청약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하반기에 분양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작년에 이어 분양 실적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25만가구로 일반분양 가구 수는 16만가구에 그쳤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올해는 건설사의 연초 계획물량부터 작년보다 적은 상황이어서 지방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분양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장기간 누적된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서울과 지방의 청약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향후 각종 외생변수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함에 따라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수도권 분양시장으로 수요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시장 불안 기조와 다주택자 규제로 매수세가 서울 및 일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현상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방의 다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세제 및 금융지원 등 지방 주택거래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