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 투입하고 "무려 연간 25만 대" 생산 가능하다는 '기아의 승부수'

연 25만 대 PBV 허브, 동·서 투트랙

기아는 11월 화성 오토랜드 내에서 이보플랜트 이스트(East) 준공식과 이보플랜트 웨스트(West) 기공식을 동시에 열었다. 이스트 공장은 약 10만㎡ 부지에 연간 1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라인으로, 첫 PBV 모델 PV5를 전담 생산한다. 2027년 완공 예정인 웨스트 공장은 약 13만6,000㎡ 규모에서 PV7·PV9 등 대형 PBV를 연 15만 대까지 생산하게 되어, 두 공장을 합치면 최대 25만 대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첫 주자는 PV5, 뒤이어 PV7·PV9

PV5는 승객용 패신저, 화물용 카고, 섀시 캡, 휠체어용 차량(WAV) 등 복수 바디를 한 플랫폼에서 파생하는 모델로, 2025년 8월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됐다. PV7은 2027년, PV9은 2029년 글로벌 시장 투입을 목표로 하는 대형 PBV로, 화물·셔틀·라스트마일 물류·캠핑카·특수차량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예정이다. 기아는 이보플랜트 내에 ‘컨버전 센터’를 별도로 마련해 PV5 기반 오픈베드, 탑차, 캠핑카 등 고객 맞춤형 특장 모델도 현장에서 제작·개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4조 투자, 2030년 25만 대·수출 18만 대 목표

기아는 이보플랜트 구축과 PBV 전용 모델 개발·사업 체계 정비에 약 4조 원 규모의 설비·R&D 투자를 집행한다. 판매 목표는 2026년 5만 대, 2028년 22만 대, 2030년 25만 대로 점진 확대하는 것으로, 2030년에는 전체 PBV 판매량의 71%인 18만 대를 해외 수출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내 화성 이보플랜트는 PBV 핵심 생산 거점, 해외 공장은 수요 변동 대응과 현지형 모델 생산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2030년 2,000만 대, PBV 시장 ‘골든타임’ 노린다

시장조사기관과 업계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PBV 시장은 2020년 32만 대에서 2025년 130만 대, 2030년에는 약 2,0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신차의 약 25%가 PBV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전기차 플랫폼 위에 어떤 차체·용도를 얹느냐에 따라 택배·승객수송·공유차·캠핑·로지스틱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기아는 이보플랜트와 PV5·PV7·PV9 3차종을 앞세워 글로벌 경상용차(LCV)–PBV 시장에서 선두권을 노리는 전략이다.

자동화·친환경·작업자 친화 공장, 제조 경쟁력 강화

이보플랜트는 ‘자동화·친환경·작업자 친화’를 키워드로 설계됐다. 차체·도장·조립 공정에 고도 자동화 설비와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시간을 줄이는 한편, 탄소 배출 최소화 설비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려 친환경 공장으로 운영한다. 작업자 부담을 줄이는 인체공학적 설계·로봇 보조장비 도입도 병행해, 생산성·품질과 함께 안전·근무 환경까지 고려한 ‘미래형 공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기아의 승부수, K-PBV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기아는 이보플랜트를 통해 단순히 새로운 차종 몇 가지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플랫폼–차량–서비스–특장–데이터를 아우르는 PBV 생태계를 한국에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국내 협력사와 함께 특장·전동화 부품·커넥티드 서비스 산업을 키우고, 물류·배달·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K-PBV’라는 새로운 제조·서비스 모델을 실험한다는 구상이다. 전동화·도시 물류·라스트마일 이동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연간 25만 대 생산 능력을 선제 확보한 만큼, 기아의 이보플랜트는 한국 제조업 경쟁력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지형을 바꿀 핵심 거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