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 충무공 탄신일에 되새기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은 흔히 완벽한 영웅이자 무적의 지휘관으로 기억된다. 이는 최근까지도 충무공을 소재로 한 '노량', '명량', '한산' 등의 영화가 전쟁을 배경으로 인간 승리의 서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어느 해, 포르투갈에서 열린「종교관광 활성화 방안 국제세미나」 발표를 위해 출장길에 올랐던 적이 있다. 당시 리스본 벨렘지구의 해양박물관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거북선 모형이 전시된 모습을 보고, 적잖은 놀라움과 함께 자부심을 느꼈던 기억이 지금도 떠오른다.
매년 4월 28일은 이순신 장군의 탄생을 기리는 국가기념일이다. 장군의 충성과 업적, 정신을 되새기며 현충사 참배를 비롯한 추모식과 전통놀이·문화행사, 재현·공연·학술행사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단순한 탄생일을 넘어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한 정신을 기리는 날이며, 동시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스스로 되묻게 하는 의미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의 기록과 행적을 살펴보면 매우 인간적인 면모 또한 드러난다. 전쟁 중에는 두려움과 고뇌를 느끼는 장수였고, 가족을 그리워하는 가장이기도 했다. 때로는 모함으로 인해 투옥되며 억울함과 분노를 겪은 현실적인 인물이었고, 부하들의 전사에 깊이 슬퍼하는 전우이기도 하였다. 또한 병과 피로에 지친 상황에서도 지휘를 멈출 수 없었던 책임을 다하는 장수였다.
「난중일기」에는 이순신 장군의 내면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적의 배가 수없이 많으니 마음이 몹시 두렵다"는 기록에서처럼 두려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어머님의 병환이 위독하니 애통함을 이길 수 없다"며 안타까운 효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함으로 파직된 상황에서는 "원통하고 분하여 말로 다 할 수는 없다"며 억울한 감정을 솔직하게 적었으며, "전사한 병사가 많으니 참으로 슬프다"고 기록하며 부하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남겼다. 특히 "홀로 앉아 생각하니 마음이 매우 괴롭다"란 문장에서는 지휘관으로서의 고독과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우리는 이러한 기록을 통해 수많은 감정을 안고도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낸 그의 리더십과 인간적인 깊이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임진왜란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우리 지역에도 그 정신을 함께 기억하는 장소들이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금산군에는 칠백의총과 이치전적지가 있다. 칠백의총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조헌(趙憲)의 의병과 영규(靈圭)의 승병이 금산에서 막강한 왜군과 혈전을 벌이다 전원이 순절한 700명의 의병을 합사한 무덤이다. 1603년 '중봉조헌선생일군순의비(重峯趙憲先生一軍殉義碑)'가 세워졌고, 1647년에 종용사(從容祠)가 건립되었으며, 1663년에는 임금이 이름을 내려 공식 사당으로 인정하였다. 이치전투는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와 충청도를 휩쓸며 승승장구하던 2만여 일본군이 호남으로 진출하여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이치고개를 넘으려 하면서 벌어진 전투다. 이때 먼저 길목을 지키고 있던 권율 장군이 동복현감 황진과 함께 1,5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결사적으로 싸워 일본군을 격퇴하였다. 이 승리로 전주성전투와 호남평야를 지켜내었고, 나아가 한산도대첩과 전략적 의미가 동일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가오는 6월 3일은 지방선거일이다. 지방선거는 지역 주민의 대표자인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중요한 절차이다. 주민은 선거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며, 동시에 책임 있는 선택을 해야 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우리 지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택하는 이 시점에서, 충무공 탄신일을 맞아 이순신 장군의 삶과 정신을 다시 떠올려 보는 것은 결코 지나친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상황을 꿰뚫는 결단과 리더십, 그리고 인간다운 면모는 우리가 책임감 있는 선택을 위한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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