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시간 만에 4만 대 넘긴 괴물 SUV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플래그십 SUV 9X를 공개하자마자 글로벌 시장이 술렁였다. 사전 계약이 시작된 지 단 1시간 만에 4만 2,000대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어떤 신차 기록보다도 빠른 속도로, 지커가 이제 단순한 신흥 브랜드가 아닌 글로벌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슈퍼카보다 빠른 SUV”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괴물 같은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이 결합된 것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롤스로이스 컬리넌 닮은 압도적 체급
지커 9X의 외관은 럭셔리 SUV의 상징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연상시킨다. 전장 5,239mm, 전폭 2,000mm가 넘는 체급은 웬만한 유럽 플래그십 SUV를 압도한다. 휠베이스만 3,205mm로, 실내 공간은 넉넉함을 넘어 ‘이동식 라운지’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2열에는 독립식 리클라이닝 시트와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에 준하는 편의 장비가 탑재돼, 대형 SUV의 정석을 재정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SUV 시장에서 “크기 자체가 사양”이라는 말이 있는데, 9X는 이 부분에서 이미 경쟁자를 압도한다.

슈퍼카를 넘보는 성능
지커 9X의 최상위 트림은 3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81마력, 최대토크 1,50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단 3.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테슬라 모델 X 플래드나 일부 슈퍼카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무게가 3톤에 가까운 대형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괴물 SUV’라 부를 만하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돼 노면 상황에 따라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며,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 중심과 정교한 섀시 튜닝은 곡선 주행에서도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가격 경쟁력이 만든 파괴력
지커 9X의 진짜 무기는 성능보다 가격이다. 중국 내 판매가는 한화 약 9,3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사양도 1억 1,0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는 국산 프리미엄 SUV 제네시스 GV80 풀옵션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출력, 크기, 자율주행 기능, 서스펜션 등 대부분의 사양은 9X가 앞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돈으로 슈퍼카급 SUV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전략이 유럽·한국·미국의 프리미엄 SUV 가격 구조에 직접적인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첨단 기술과 자율주행 보조
9X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탑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사실상 ‘핸즈오프 주행’이 가능하며, 최신 라이다 센서와 고성능 반도체 칩셋이 다양한 주행 상황에 대응한다.
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 개선과 추가가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 능동형 소음제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반의 전력 관리 기술이 더해져 효율성까지 잡았다. 단순한 대형 SUV가 아니라 ‘미래형 럭셔리 전기 SUV’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한국 시장 진출과 파급력
지커는 이미 한국 법인 설립과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올해 안에는 중형 SUV 7X와 왜건형 EV 001을 먼저 투입하고, 2026년에는 9X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은 제네시스 GV80이 독점하다시피 하지만, 지커 9X가 들어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신뢰도 측면에서는 제네시스가 앞서지만, 성능·크기·가격 경쟁력에서는 지커가 훨씬 매력적이다. 소비자들은 “국산의 안정감”과 “중국 신흥 브랜드의 파격” 사이에서 고민하게 될 것이고, 이는 국내 SUV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