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 사라진다…구글 AI 검색, 미디어 생태계 '지각 변동' 예고

AI가 답하고 사용자는 떠난다…언론사 트래픽 최대 90% 증발, '제로 클릭' 공포 현실로
'구글 디스커버'는 자극적 콘텐츠 유도, 저작권은 회색지대…생존 모델 찾는 언론의 이중고
[이포커스 PG]

[이포커스] 구글이 검색에 생성형 AI를 본격 도입하면서 뉴스 미디어 업계에 전례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사용자가 기사 원문을 클릭할 필요 없이 AI가 요약한 답변을 바로 얻게 되면서 언론사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급감하는 현상이 현실화됐다. 이는 기존의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은 트래픽과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의 존 슬레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미디어 서밋에서 "갑작스럽고 지속적인" 트래픽 감소를 언급하며 구글의 새로운 AI 기능 도입 이후 검색 트래픽이 최대 30%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업계 전체를 재정의할 수 있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상황은 일부 매체에서 더욱 심각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에 제출된 내부 자료에 의하면 일부 언론사는 트래픽이 최대 90%까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트래픽 증발'의 주범으로는 구글의 'AI 개요(AI Overview)'와 '챗봇 모드'가 지목된다.

이 기능들은 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생성한 간결한 요약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더 이상 원문 출처를 찾아 들어갈 유인을 없애고 있다. 언론사는 고유의 콘텐츠를 제공하고도 정당한 트래픽 보상을 받지 못하는 '제로 클릭(zero-click)'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줄어드는 검색 트래픽의 대안으로 떠오른 '구글 디스커버' 역시 새로운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개인화된 콘텐츠 피드인 디스커버는 트래픽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나 업계 분석가들은 이 채널이 깊이 있는 저널리즘보다 자극적이거나 '클릭베이트(clickbait)'성 콘텐츠에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양질의 콘텐츠로 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려는 언론사의 방향성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컨설팅 업체 DJB 스트래티지스의 설립자 데이비드 버틀은 "디스커버는 구글 입장에서 제품 중요도가 전혀 없지만 검색 트래픽 감소분을 채워주며 언론사를 길들이는 수단"이라며 "언론사는 유기적 검색 순위를 잃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트래픽 감소는 수익 모델의 붕괴를 넘어 저널리즘의 근간을 위협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AI 기업이 허가 없이 보호된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스크래핑'하는 저작권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주요 언론사와 콘텐츠 업계는 약 1,690억 달러(약 233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창작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AI의 무단 데이터 수집을 막는 입법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와 개인화된 콘텐츠가 지배하는 시대에 기존의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표하고 있다. 저널리즘의 다양성과 경제적 생존 가능성을 보존하기 위해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규제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AI #AI뉴스

[이포커스=김성윤 기자]

Copyright © 이포커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