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철의 M&A 나침반] IPO의 절차와 방법

IPO의 의의와 중요 쟁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회사들이 가장 자주 하는 오해가 있다. IPO를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주 청약을 받는 절차"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IPO는 형식적으로 보면 대표 주관사 선정을 비롯해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청약 △상장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절차다.

그러나 실무에서 IPO는 단순한 상장을 위한 절차가 아니다. 회사가 비상장회사에서 공개회사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증받는 과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IPO 준비는 상장예비심사 신청 시점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돼야 한다.

△회계기준 전환 △지정 감사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정관과 주주총회 및 이사회 운영 정비 △투자계약상 권리관계 조정 △스톡옵션 제도 점검 △특수관계자 거래 해소 등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IPO 절차의 각 단계는 서로 독립적으로 분리돼 있지 않다. 주관사가 진행하는 실사에서 발견된 쟁점은 상장예비심사를 준비하는 핵심 쟁점이 되고,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증권신고서의 투자위험요소로 연결된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가 제기하는 의문은 공모가 산정과 청약에 영향을 미치고 △공모가 △유통 물량 △보호예수 구조는 상장 후 주가 흐름과 직결된다.

그러므로 IPO를 준비하는 회사는 상장 요건을 단순히 체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상장사로서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래에서는 IPO 절차의 전체 흐름을 먼저 살펴본 뒤 △대표 주관사 선정과 상장 준비 △기업실사와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와 공모가 확정 △신규 상장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고자 한다.

나아가 IPO를 준비하는 회사가 형식적인 절차에 앞서 무엇을 먼저 점검해야 하는지도 함께 살펴 보고자 한다.

IPO 절차 개요

IPO 절차는 크게 △사전준비 단계 △대표 주관사 선정 △기업 실사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및 공모가 확정 △청약과 납입 △신규 상장 신청 및 매매 개시의 단계 등으로 구분된다.

실무적으로 많은 경우 상장예비심사 신청 몇 달 전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준비를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실제로 상장 준비는 최소 1년 반에서 2년, 경우에 따라 3년 이상 소요된다고 봐야 한다. 특히 △회계기준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의 전환 △지정 감사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투자계약 정리 △스톡옵션 정비 및 지분 구조 정비 △특수관계자 거래 해소 △지배구조 개선 등의 과정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상장 직전에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책이 있더라도 일정이 크게 지연될 수 있다.

대표 주관사 선정과 상장 준비

대표 주관사는 IPO 프로젝트 전반을 이끄는 핵심 파트너다. 단순히 공모주를 판매하는 증권사가 아니라, 기업의 상장 가능성을 점검하고 증권거래소와 소통하며 공모 구조를 설계한다. 또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자 수요를 확보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대표 주관사가 작성하는 실사보고서와 기업분석은 상장 심사와 공모 절차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

따라서 주관사를 선정할 때는 증권사의 규모만 볼 것은 아니다.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유사 기업 IPO 경험 △기술특례상장 경험 △기관투자자 네트워크와 리서치 역량 △실무 담당 인력의 전문성 △상장 후 기업설명회 지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업종에 따라 평가 기준과 주요 투자자층도 달라진다. △바이오 △인공지능 △플랫폼 △제조 △콘텐츠 기업은 각각 다른 논리로 평가되기 때문에, 주관사가 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거래소 심사 대응이 약해지고 투자자 설득도 어려워질 수 있다.

상장 준비 단계에서는 회계와 법무를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 회계 측면에서는 △K-IFRS로의 전환 △외부 감사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매출 인식 기준 △주식보상 비용 △우발부채 △전환권 및 상환권 등에 대한 평가 및 관리 등이 중요하다.

법무 측면에서는 △정관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사록 △투자계약과 주주간 계약 △스톡옵션 △지식재산권 △인허가 △개인정보 △노동 △소송 △주요 계약 △특수관계자 거래 등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지분 및 주식에 대한 명확한 분석 및 관리가 중요하다.

기업실사와 상장예비심사

기업실사는 단순히 IPO를 위한 중간 점검 단계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수합병 실사가 인수자가 대상회사를 인수해도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라고 본다면, IPO 실사는 거래소와 투자자가 대상회사를 공개 시장에 올려도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다.

따라서 IPO 실사의 초점은 단순한 법률 리스크 발견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의 계속성 △매출의 지속성 △주요 거래처 의존도 △영업이익의 질 △지배구조 △내부통제 △특수관계자 거래 △주식발행의 적법성 △투자계약상 권리관계 △임직원 보상체계 △소송과 분쟁 △인허가 리스크가 모두 검토 대상이 된다.

상장예비심사는 형식적 요건과 질적 요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형식적 요건은 △시장별로 영업구조 및 기간 △기업 구조 및 규모 △주식 지분 구조 및 주식 양도 제한 △경영성과 △감사 의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요건 등이 주로 문제가 된다.

질적 요건은 △회사의 매출이 특정 거래처 하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지 △갑자기 매출이 늘어난 이유가 일회성인지 △최대주주와 회사 사이에 부적절한 자금거래가 있었는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지 △상장 후 투자자 보호가 가능한지 등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 및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과 관련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요건이다.

증권신고서·수요예측·공모가 확정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 회사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증권신고서는 투자자에게 △회사의 사업 △재무 △위험요소 △공모 구조 △자금 사용 목적 △주주 현황 등을 공개하는 핵심 문서다.

증권신고서는 단순한 홍보자료가 아니고, 회사가 공개시장에 대해 처음으로 제출하는 회사의 구체적인 현황 및 사실관계에 관한 대외적인 약속이다.

허위 기재나 중요사항 누락은 발행회사 및 임원 그리고 주관사에게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증권신고서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투자위험요소'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상장을 추진할 때 당연히 회사의 위험 요소를 최대한 적게 공개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IPO 문서에서 위험요소를 축소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든다. 상장 후 문제가 현실화됐을 때 "왜 미리 설명하지 않았는가"라는 책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위험요소는 회사의 약점을 드러내는 문서가 아니라, 시장과 정직하게 소통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공모가 산정은 IPO 절차에 있어서 가장 민감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회사와 기존 주주는 당연히 높은 기업가치 및 높은 공모가 산정을 원한다.

반면, IPO 과정에서의 투자자는 당연히 낮은 가격에 투자를 하고 싶어 한다. 이 상황에서 주관사는 흥행도 원하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과 평판도 고려해야 한다.

수요예측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 밴드 안에서 수요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확정하는 절차다.

신규상장과 매매개시

공모 절차가 끝나면 △청약 △배정 △납입 △환불 등이 이뤄지고, 회사는 신규상장 신청을 거쳐 매매개시가 진행된다.

많은 사람은 매매개시일을 IPO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본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되면 성공, 낮게 형성되면 실패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장 첫날의 주가 흐름은 △시장 상황 △유통 물량 △공모가 △기관 확약 △개인 청약 열기 △업종 분위기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된 결과고, 사실 제대로 된 IPO에 대한 평가는 상장 후 6개월 또는 1년이나 2년이 도과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증권신고서에 설명한 성장전략을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지 △공모자금을 계획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주요 리스크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는지 △실적이 예상과 다를 때 시장에 성실히 설명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주가가 높아도 이후 실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는 빠르게 사라진다.

반대로 상장 직후 주가가 기대보다 낮더라도 회사가 꾸준히 실적을 만들고 투명하게 소통하면 장기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회복할 수 있다. 이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IPO를 추진해야 한다.

IPO를 준비하는 회사가 중요하게 점검해야 할 것

IPO를 준비하는 회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상장 요건을 하나씩 점검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요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회사가 스스로를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먼저, 매출과 수익의 질을 살펴봐야 한다. △매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특정 거래처에 편중돼 있지 않는지 △일회성 매출이 아닌지 △중요한 계약 관련해 해지 리스크가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지배구조를 점검해야 한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안정적인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지 △주요 주주 간 권리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돼 있는지도 중요하다.

내부통제 체계 역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적법하게 운영됐는지 △특수관계자 거래가 승인절차를 거쳤는지 △자금 집행과 회계 처리 또한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투자계약과 지분 구조도 중요한 점검 대상이다. △상환전환우선주 △전환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주주간 계약 △IPO 의무 조항 △동반매도권 △우선매수권 등이 상장 과정에서 어떻게 정리되는지 세세하게 검토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 제도 역시 점검해야 한다. 스톡옵션의 부여 대상과 한도, 행사가격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주주총회 결의와 등기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행사 시기와 세무 처리 역시 중요한 요소다.

결국 IPO의 출발점은 우리 회사가 공개 시장에서 투명하게 검증받아도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앞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데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상장을 서두르면, 심사 과정에서 중단되거나 공모 과정에서 흔들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상장 이후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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