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부대 4곳 중 3곳 토양오염…납 기준치의 최대 4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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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군부대 75%에서 중금속이나 발암물질들로 토양이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19∼2023년)간 한국군 군사시설 토양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군사시설 85곳 가운데 64곳(75%)에서 납, 아연, 구리 등 중금속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BTEX)의 발암물질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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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군부대 75%에서 중금속이나 발암물질들로 토양이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격장이 있는 군부대에서 납이 기준치의 최대 42배가량 검출돼 ‘사격장 납중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0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2019∼2023년)간 한국군 군사시설 토양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군사시설 85곳 가운데 64곳(75%)에서 납, 아연, 구리 등 중금속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BTEX)의 발암물질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보면 지난 2020년 철원의 한 부대에선 납이 2만9758.8ppm이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군사시설(3지역)의 토양오염우려기준 700ppm의 42배가량이다. 이밖에 지난해 금산 지역 부대와 2021년 무주 지역 부대에서 각각 기준치의 약 22배(1만5798.3ppm), 25배(1만7489.3)가 검출되는 등 5년간 총 24곳의 부대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
납은 국제암연구소(IRAC)가 인체발암가능물질(그룹 2B)로 분류한 물질로 오랫동안 미량으로 장기 노출되면 신경발달독성·고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실탄사격장의 경우 실탄의 탄두 부분이 납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격 시 납의 미세 분진이 공기 중으로 떠돌아 다니기 때문에 납 중독에 취약한 환경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서울의 한 실내 실탄사격장 종사자가 입사한 지 두 달 만에 납 중독에 걸린 것을 계기로 실탄사격장 26곳에 대해 납 노출 실태조사를 벌였는데, 13곳(59.1%)에서 노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군사시설 토양정밀조사 결과에선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된 부대 24곳 모두에 사격장이나 탄약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에서 나와 각종 신경성 질환과 암을 유발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으로 대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역시 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많았다. 군사시설 내 유류를 저장한 곳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계총탄화수소는 2022년 통영의 한 부대에서 기준치(2000ppm)의 약 15배에 달하는 3만193ppm이 검출되는 등 전체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지역 64곳 가운데 54곳(84%)에서 기준치를 넘었다. 2021년 부산의 한 부대에선 크실렌이 3518ppm 검출돼 기준치(45ppm)의 78배가 검출됐다.
환경부와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지난 2010년부터 군 시설에 대한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군 시설에 대해 오염 잠재성, 오염물질 이동성, 수용체의 오염물질 노출성 등을 고려해 위험도에 따라 오염 개연성 높음(H), 중간(M), 낮음(L)으로 구분해 등급을 산정하고, 에이치(H) 등급으로 선정된 392개소에 대해 우선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오염이 확인된 기지 64곳 중 20곳은 정화를 완료했고 40곳은 정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홍배 의원은 “납을 비롯한 중금속 토양오염은 인근 주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토양오염이 확인된 군부대 주변 주민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군부대 내에서 생활하는 군인, 군무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군부대 주변에 거주하고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토양오염을 사전에 고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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