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양평에 살고 있는 11살 9살 두 아이의 엄마 하비입니다.
신혼부터 아파트 생활을 해오면서 아이 키우기는 아파트가 좋을까는 의문에서, 제가 어릴 때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조금 더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라는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이렇게 양평에 집까지 짓게 되었네요. 물론 그 생각을 실천까지 옮기기는 코로나가 한몫을 했어요.
숲이 수풀의 준말로, 숲과 함께 생활하고픈 마음을 담아 저희 집은 "수풀 집"입니다. 집안에서 숲을 볼 수 있는 곳을 원했어요.
집을 짓는 과정
이곳은 언니와 나누기에 크기는 좀 작은 듯 했지만 우리는 큰 집을 원하지는 않았고, 예산도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땅을 계약했답니다. 땅은 샀으니 건축설계와 시공사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고 블로그와 인스타를 살피며 정직하게 집을 지어줄 곳을 골랐어요.
건축설계회사 몇 군데에 문의를 해봤는데 설계비가 천차만별이더라고요. 제가 원했던 집은 심플하고 단순한 선을 가진 반듯한 집이라서 너무 디자인적인 설계를 하는 곳보다는 시공사에서 하는 설계로 결정했답니다.

설계의 시작은 집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었어요. 집의 이름은 무엇으로 할지, 집의 구성은 어떻게 할지, 구역별로 어떻게 나눌 것인지.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쓰는 것은 꽤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마치 학교 다닐 때 책을 읽고 나서 느낌은 알겠는데 선생님께서 독후감을 써오라고 하는 숙제 같은 것이요;;

저는 원래 공간을 배치하고 그리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때 참 많이도 그리고 지우기를 했답니다. 아파트에 살 때 가구 옮기기를 취미로 했었는데 집은 인테리어와 다른 큰 영역이구나라는 점을 느낀 것 같아요.
집을 설계하는 것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건축주의 단단한 마음가짐입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꼭 하고 싶은 것을 가져가세요.

드디어 종이가 아닌 실제 현장의 공사가 시작되었어요. 경계측량을 하고 숲이 우거진 옆 토지정리는 모든 집 짓기의 기초랍니다. 물론 부지가 반듯하게 정리가 되어있기도 하지만 그런 땅일수록 가격이 그만큼 높아요. 부지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면 예산에 꼭 포함 시켜주세요.

아무것도 없던 땅에 기초 유로폼이 설치가 되고 나니 진짜 집을 짓는구나 느껴졌답니다.

저희는 목조주택을 지었어요. 아파트와 빌라는 모두 철근콘크리트로 짓죠. 처음 목조주택이라고 했을 때 주변에서 통나무집을 짓는 거야?라며 목조주택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느덧 외관 공사가 마무리가 되어가고,

도로와 붙은 땅은 주차공간으로 사용할 주차장을 만들기로 했고, 가운데 올라가는 계단도 만들었답니다.

2층 집에 다락은 꼭 있어야 한다던 가족들의 의견으로 박공지붕의 소박한 다락도 생겼어요.

주택의 꽃은 계단이라고 할 만큼 계단은 정말 멋진 공간인 것 같아요. 저는 계단이 만들어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내부 공사가 마무리될 쯤 주문해놓은 이케아 싱크대 설치 날짜가 다가왔고, 머랏속에 그려놓은 주방의 모습을 하나씩 옮겨놓았답니다.

초가을부터 시작된 집 짓기는 가을장마로 계속 미뤄졌고 겨울 끝자락과 봄 사이에 우리는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도로 옆 벚꽃나무에 잎이 자라 연두색에서 짙은 초록색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가족들. 이제 낙엽도 떨어지고 단풍이 들 때쯤이면 집 짓기의 1년 여정을 맞이할 것 같아요.
도면

저희 집은 1, 2층과 다락으로 되어있고, 1층은 22평 2층은 13평으로 총 35평이에요. 1층에는 현관, 주방, 방3개, 화 장실, 창고 그리고 2층에는 거실, 옷방, 욕실, 화장실이 있어요. 다락은 면적에서 제외된 부분입니다.


언니와 함께 구입한 땅의 모양은 길게 남향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두 집을 나란히 지으면 제일 이상적이지만 도로를 끼고 땅을 분할해야 했기 때문에 앞에는 언니 집, 그 뒤에 저희 집을 지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결국 설계하면서 주방과 방 3개는 1층에, 거실을 2층으로 올렸어요.
거실이 1층에 있었으면 계단이 중앙에 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좋은 점은 주방과 방을 거치지 않고 2층 거실이나 다락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현관

저희 집 현관 포치 모습이에요. 화단 정리도 조금씩 되어서 꽃도 사고 주변도 가꾸고 있어요. 짙은 나무색의 현관이 하고 싶었고, 벽 조명과 우편함도 달고 아래 빈티지 의자를 놓으니 고벽돌 디딤석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붉은 고벽돌은 볼 때마다 멋스러워요:)

현관 중문은 여닫이로 하고 심플한 느낌의 플루트 유리에 아래가 막혀있는 스윙 도어를 설치했어요. 중문을 열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여요.

계단 옆으로 길게 복도가 이어져 있습니다.
주방

복도를 따라 제일 끝에 있는 주방이에요. 예쁜 주방은 주부들의 로망이죠:) 저는 아파트에 살 때부터 대면형 주방을 하고 싶었는데요, 보통 20-30평형 주방에 대면형 주방이 있는 아파트가 잘 없어요. 저희 집은 30평대 주택이지만 주방은 이렇게 꼭 대면형으로 하고 싶었고 설계 초반부터 정하고 간 부분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주방은 카운터형이에요. 보통 대면형 주방이라고 하면 커다란 아일랜드형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아일랜드형이 넓고 예뻐 보이나 주방에서 요리하고 하다 보면 쉽게 어질러지잖아요. 그럴 때 이렇게 적당히 가려주면서 식탁에 있는 가족들과 대화하며 요리하고 설거지하기가 좋아요.

뒤에는 그릇과 컵, 그리고 식자재를 수납할 수 있는 싱크대와 냉장고를 나란히 두었어요. 예전에는 선반에 진열해놓고 꺼내 쓰는 게 좋았는데 대면형 주방에는 위에 싱크대를 달 수가 없어서 모두 서랍에 수납을 했답니다. 아무래도 선반에 올려놓으면 먼지에 노출되고 자주 청소해 줘야 해서 폭이 좁은 긴 선반 하나만 두어서 분위기에 따라 물건을 올려두고 있어요. 그리고 자잘한 용품들은 바구니에 넣고 패브릭으로 덮고요.

싱크대 앞쪽으로 수납 선반장과 식탁이 있어요. 수납 선반장은 무인양품 제품으로 선반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프레임을 추가해서 더 넓은 선반장을 만들 수 있는 모듈형이에요. 무인양품에서 판매하는 수납용품들도 잘 어울리고 크기도 딱 맞아서 사용할수록 마음에 들어요.
이 공간은 넓지 않아서 식탁을 구입할 때 고민을 참 많이 했었어요. 거실과 주방이 이어져 있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손님을 초대했을 때 모두 식탁에 앉아야 했기에 4인용으로는 작은 듯하여 6인용으로 좀 큰 식탁을 들였어요.
고재 식탁에 대한 로망으로 프로젝트 게러지에 판매하는 느릅고재상판과 다리를 조합해서 만든 식탁이라 볼수록 묵직한 느낌이 주방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진에서도 텍스처가 느껴져서 좋은데 사실 이 식탁은 저만 좋아한답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파인 나뭇결에 뭐가 자꾸 낀다며;; 그냥 깨끗한 식탁으로 바꾸자고 하네요;; 카페에서는 멋스럽게 사용하기 좋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다소 불편함 있는 게 고재 식탁인듯해요.

저희 집 창들은 대부분 아주 크지 않고 작은 창들이 많아요. 공간도 많이 쪼개고 벽을 두어서 설계 소장님이 답답할 수 있다고 지적하신 부분인데, 저는 커다란 통창보다 이렇게 쌍둥이 창이 볼수록 마음에 들어요. 요리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밖으로 하늘도 보고 숲도 보며 힐링하는 창문이랍니다.
이 쌍둥이 창에 커튼을 달아야 하나 블라인드를 달아야 하나 이사하고도 한참을 고민했는데, 결론은 우드 블라인드였어요. 우드 블라인드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나 각도에 따라 시선 차단을 할 수도 있고 환기에 있어서도 커튼보다는 더 나을 것 같았거든요.


싱크대 상판은 스테인리스 소재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본 주방 스타일에서 본 스테인리스 상판은 볼수록 꼭 하고 싶다는, 다음에 리모델링을 하게 된다면 꼭 해야지 했는데 이렇게 집을 지으면서 실천했답니다. 사실 가격을 알고 나서는 많이 망설이고, 이케아 싱크대 상판 중에서 고를까 고민도 정말 많이 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이럴 때 아니면 평생 못한다며 말해주어서 두 눈 질끈 감고 결제했답니다.
물론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상판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스테인리스 상판을 하길 참 잘했다 싶어요.

설치했을 때 반질함과 광택은 사용하다 보니 점점 없어지긴 해요. 그릇이나 조리도구에 의해 흠집이 나기도 하고요. 그래도 김치 색베임이 없고 뜨거운 것을 올려놓기 좋아요. 스테인리스라 위생적이고 관리만 잘해준다면 오래도록 멋스럽게 쓸 수 있는 게 매력이 아닐까요.

이 멋진 상판에 쿡탑을 해야 하나 인덕션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죠. 화이트와 우드의 느낌인 주방을 원했기 때문에 화이트 인덕션을 고르면서도 상판에 잘 어울릴까 했어요. 예로 설치한 사진도 찾아보곤 했는데, 스테인리스 상판에 설치하신 분들도 많지 않은 데다가 더욱이 화이트 인덕션은 거의 없더라고요.
화이트 인덕션으로 유명한 제품은 너무 비싸기도 하고 해외 배송이 더 오래 걸려서 일렉트로룩스의 제품으로 구입했어요. 인덕션을 설치할 때는 전기공사가 따로 필요하지만 저는 집을 짓는 경우라서 미리 말씀드리고 전기선을 따로 빼주셨어요.

스테인리스 상판은 백조 싱크에서 맞춤 제작을 했어요. 백조 싱크에서 제작은 가능하지만 따로 설치해 주시진 않더라고요. 화물로 오면 보통 싱크대 업체에서 설치를 해주시는데 저는 이케아 싱크대라서 상판은 남편과 힘을 합해서 겨우 올려서 고정했답니다.
스테인리스 상판의 제일 좋은 점은 싱크볼을 일체형처럼 만들어 주신다는 점이에요. 보통 상판에 싱크볼을 인이나 아웃으로 끼우면서 설치하게 되는데 그 테두리에 은근 물때나 이물질이 잘 끼거든요. 그런데 스테인리스 상판과 싱크볼을 용접과 샌딩을 해서 곡선이 부드럽게 생겨요. 설거지하고 행주로 물기를 닦을 때의 느낌이 제일 좋답니다.
설거지 건조대는 원래 무인양품 제품을 사용했는데, 백조 싱크에서 주신 제품이 싱크볼에 쏙 들어가고 작고 깊어서 쓸모가 더 좋아서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어요.

주방가전은 대부분 아이보리나 화이트로 색을 맞추었어요. 생활감이 느껴지는 것들은 서랍이나 바구니에 넣어주면 시각적으로도 안정된 느낌이 들어요. 식탁은 단순히 밥만 먹는 공간이 아니라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장난감을 가져와 놀기도 하는 곳이라 여러 가지 물건들이 많기 때문에 각자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가족들에게도 알려주면 정리할 때도 잔소리를 덜하게 되네요.

주방에서 바라본 복도를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부부방, 왼쪽으로는 아이들 방이 있어요.
부부의 방

아파트 살 때는 안방이 꽤 넓었기 때문에 붙박이장도 설치하고 이불과 옷 모두 넣고 요솜으로 바닥 생활을 했는데, 옷은 옷방에 이불은 수납함에 각자의 방이 생길 것을 고려해서 부부 방에는 프레임 없이 매트리스와 수납 서랍장만 두었어요.

그러다 중앙에 놓인 매트리스를 한쪽으로 옮기면서 아이들 방에 있던 선반장을 들고 와서 아이들 책과 어른 책을 수납하니 매트리스 위에서 뒹굴거리며 책 보는 재미가 생겼답니다.
세면실 & 화장실

복도를 따라 계단 옆으로 세면실과 화장실이 있어요. 들어오자마자 손을 씻기 좋게 동선을 그리고 방향도 변기와 나란히 맞추었는데, 이렇게 노출 세면대는 전부터 하고 싶었던 터라 자료들도 많이 보고, 세면대장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을 했답니다. 1층과 2층의 세면장은 제가 언니와 함께 직접 목재 재단 서비스를 받아 만들었고 물을 사용하는 곳인 만큼 바니스칠도 여러 번 해주었어요.
꽤 길쭉한 공간이어서 아래로 배수관과 의자 넣을 공간, 수건과 비상약품을 넣을 공간, 화장품 외 드라이나 미용도구를 넣을 공간을 나누어 선반도 만들었어요.4인 가족이 자주 사용하는 곳이지만 변기와 세면대를 구분해놓고 사용하니 편하더라고요. 물론 노출 세면대가 화장실 안에 있지 않고 바닥도 마루고 세면장이 원목이기 때문에 자주 물기를 닦고 관리해 줘야 해서 손이 더 가긴 해요. 그래도 이쁘니까요:)

저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화장품도 단출합니다. 선크림 외 자잘한 화장품류도 올려놓았다가 계속 먼지가 쌓여서 뒤에 있는 수납장에 넣어서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고 있어요. 아주 오래된 이케아 수납함은 앞에 페인트 칠로 리폼을 해서 10년 넘게 잘 사용하고 있어요.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고정창을 했는데, 보기에 깔끔하고 좋지만 환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어요. 아마 오픈창을 했으면 유리와 프레임 때문에 깔끔함이 덜 하긴 할 거에요.
뒤쪽으로 도로가 있고 집이 보이기 때문에 조만간 가리개를 만들어서 가려주면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저희 집은 특이하게 2층에 거실이 있답니다. 앞에도 설명했듯이 앞과 뒤로 언니와 나눠 집을 지어야 했기에 저희는 아무래도 1층에 거실의 채광이나 전망이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고 2층으로 올렸어요. 1층 현관에서는 중문을 열자마자 계단을 통해 올라오면 거실이 나와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거실이에요. TV 자리는 고정해두고 위쪽으로 기다란 창을 내고, 오른쪽으로는 커다란 창을 내주었어요. 전에는 거실이 집의 중심이고 아이들이 어려서 거실에 책이며 장난감이며 모두 두고 생활했는데, 2층을 따로 거실로 만들면서 여유와 쉼이 있는 곳이길 바랐거든요. 더구나 아이들도 이제 커서 예전만큼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는 않지만 거실장 아래로 보드게임들과 닌텐도는 수납해서 꺼내 놀고 있어요.
1층과 2층에 달린 실링팬은 원래 계획에 없다가 실링팬 후기를 보니 달아보고 싶어졌어요. 이번 여름을 지나며 실링팬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선풍기와는 다르게 위에서 아래로 넓게 바람이 퍼지면서 내려오니 마치 밖에서 바람이 부는 느낌이 참 좋아요. 실링팬은 스피아노 제품이에요.


원목 프레임 소파와 TV의 일자 배열이 제일 편한 것 같아요. 소파에 앉아서 멀리 건너편 마을도 보고 하늘을 보다 보면 구름처럼 흘러 쉬고 싶어져요. 소파는 자주 제품이예요.
사진에서 보이듯이 저희 집은 1층과 2층, 다락의 바닥재가 달라요. 1층은 스테인리스 상판의 싱크대가 중심이어서 콘크리트 느낌의 그레이 마루를, 2층은 포근한 느낌을 주고자 고재 느낌의 마루를 깔아주었어요. 콘크리트 느낌의 마루는 한솔 마루, 고재 느낌의 마루는 디앤메종 제품이랍니다.
바닥재는 벽지만큼이나 중요하고 집의 분위기를 결정하죠. 마루를 고를 때도 여러 군데 마루를 비교해보고 실제로 만져보곤 했는데, 아무래도 넓게 깔았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느끼기는 힘들어요. 그래도 요즘은 마루 업체의 쇼룸에 가면 제 키보다 더 큰 판에 붙여진 마루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시골 주택생활과 아이들

집 옆으로 벚꽃나무 가로수에 벚꽃이 가득 피었어요.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아닌 저희 집 주변으로 집은 몇 집밖에 없어서 도로에서 킥보드를 타고 놀곤 해요.

처음 잔디를 깔고 나서 물을 한참 주어야 했는데, 아이들도 서로 하겠다며 손을 도와요. 마당이 생겨서 좋다며 공놀이도 하고요.

언니와 함께 공유하는 마당은 폭은 좁지만 길쭉해서 서로 왕래하며 자주 논답니다. 초록 잔디는 주택살이에서 빠질 수 없어서 디딤석빼고 다 깔아주었는데, 요 잔디가 은근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에요. 잔디 깎이 사용법도 모르던 제가 이제는 남편 없이 혼자서도 잔디를 잘 깎아요.

잔디 깎이로 잔디를 깎아도 벽 쪽이나 모서리 부분까지는 다 깎기 힘들어요. 그럴 땐 가위로 잘라주어야 해요. 계속 쭈구려앉아서 하다 보니 빨간 똥방뎅이를 샀는데 아이들이 서로 자기가 하겠다며 열심히였어요.

집 옆으로는 높게 뻗은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들이 빼곡한 숲이 있어요. 이 숲에 반해서 산 땅이라서 가끔씩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곤 해요. 둘째 아이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를 너무 좋아해서 아파트에 살때 키우기도 했는데, 여름이 되니 집안에 불빛을 보고 날아와서 방충망에 붙어 있더라고요.

여름밤 주방 방충망에 붙어 있던 사슴벌레.

마당에 있던 장수풍뎅이는 힘이 어찌나 센지 손에 올려놓으니 떨어질 생각을 안 하네요. 곤충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곤충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볼 때마다 신기해요. 둘째 아이가 우리 집에서 키우자고 말하곤 하는데 우리도 우리 집에 사는 게 제일 좋듯이, 곤충 친구들도 자연 속에 살아가는 게 진짜 집이고 제일 좋을 거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마치며

마지막 사진은 다락 천창으로 본 마을의 모습이에요. 뜨거운 여름을 지나 벼도 조금씩 노란빛을 띄며 무르익고 있네요. 저의 집 짓기와 인테리어에도 뜨거운 한때를 지나 좀 더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시기에 들어왔어요.
머릿속에만 그리던 집이 종이 위에 그리고, 땅 위에 하나씩 모습을 갖출 때마다 집은 종합예술이구나라걸 느꼈어요. 집을 지으면서 작업해 주신 수많은 작업자분들을 다시 떠올려봐요. 설계부터 시공까지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모든 곳에 사람의 손길이 닿아서 탄생한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잘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에게 있어서 주변을 둘러싼 공간인 집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간이 달라지면, 집이 달라지면 사람의 생각도 바뀌고 생활도 바뀌게 되거든요. 공간이 주는 힘이죠.
광화문 사거리에 지날 때마다 교보문고에 걸려있던 수많은 글 중에서 "책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라는 글을 좋아해요. 집을 짓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렇게도 바꿔 쓸 수 있겠구나를 생각해 봐요.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생활을 만든다"
글을 쓰다 보니 사진도 많아지고 이야기도 길어졌네요.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