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트럼프 방중단서 제외…엔비디아 中 판매 회복 난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이 동행할 예정이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엔비디아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당분간 매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 제공=엔비디아

12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의 방중에 12명 이상의 미국 기업 경영진이 동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등이 포함된다.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CEO도 대표단에 합류해 수년 만에 중국에서 첫 대규모 주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황은 이번 중국 방문 수행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가 지난 18개월 동안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이번 불참은 특히 눈에 띈다. 황은 한때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최소 5분의 1을 차지했던 중국 시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잇달아 방중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양측 관계가 가까워졌다는 점도 고려하면 이번 제외가 더욱 눈에 띈다. 황은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떤 발표를 하든 직접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며 “초청받는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것은 특권이자 큰 영광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년간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에 황은 AI 개발 관련 규제 완화와 미국의 수출 통제 완화를 위해 백악관과 의회를 자주 찾았다. 황은 블랙웰 프로세서나 몇달 안에 출시 예정인 베라루빈 라인 등 첨단 AI 칩에 대해서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유지하는 입장을 지지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트럼프가 엔비디아 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하며 회사가 중요한 로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은 지난 3월 엔비디아가 H200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황은 미국 상무부로부터 중국 내 “다수 고객”에게 H200을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고객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판매되는 H200 칩에 대해 25%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칩의 실제 판매가 가능한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난달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의회에서 일부 H200 칩의 중국 판매를 승인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기업들의 구매를 허용하지 않아 실제 수출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중국 AI 반도체 시장이 약 500억달러 규모의 기회라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조만간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로터스애샛매니지먼트의 하오 홍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황이 트럼프 수행단에 포함됐더라도 엔비디아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매우 제한적”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은 “트럼프 행정부가 더 첨단 형태의 엔비디아 칩을 중국이 구매하도록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미국과 중국 간 기술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양국 간 기술 경쟁이 앞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경쟁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기업연구소(AEI)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황을 공식 수행단에서 제외한 것은 중국 AI 연구소들이 엔비디아 같은 기업의 최고 성능 칩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 정부에 보내기 위해서라고 진단했다.

페다슈크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컴퓨팅 파워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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