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폰세라는 평가가 한 방에 무너졌다. 롯데 자이언츠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3일 사직구장 홈 개막전에서 4이닝 9피안타(2피홈런) 6사사구 8실점으로 박살이 났다. 롯데는 SSG에게 2-17로 대패했다. 사직은 불바다가 됐다.
이숭용 감독도 엄지 치켜세웠는데

경기 전 SSG 이숭용 감독은 "누가 봐도 롯데 원투펀치가 가장 좋더라. 지난해 폰세-와이스처럼 인정할 건 해야 한다"며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를 칭찬했다. 그만큼 기대를 모았던 투수다.
실제로 로드리게스는 시즌 전 많은 구단들이 영입 경쟁을 벌였던 선수였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합류 이틀 만에 153km를 뿌렸고, 치바롯데 마린스와 경기에서는 156km까지 마크했다. 개막전 삼성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런데 이날은 완전히 다른 투수였다. 최고 구속이 153km에 불과했고, 컨디션 자체가 좋지 않았다.
1회부터 흔들렸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았고, 최정의 땅볼 사이에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0-1.
2회는 더 심각했다. 1사 1루에서 폭투로 주자를 2루까지 보낸 뒤 최지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안상현 내야 안타로 만루가 됐고, 9번 타자 조형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박성한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으며 2회에만 3실점. 0-4.
그라운드 홈런까지 허용

3회는 악몽이었다. 최정에게 커브를 공략당해 우중간 2루타를 맞았고, 김재환 볼넷, 고명준 적시타로 0-5가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3루에서 최지훈이 친 타구가 중앙 담장까지 뻗었다. 중견수 손호영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놓친 뒤 넘어졌고, 발 빠른 최지훈은 그대로 내달렸다. 그라운드 홈런. SSG 구단 역대 4번째, KBO 역대 103번째 기록이었다. 0-7.
로드리게스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할 1선발이 집중력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4회에도 만루 위기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레디아에게 127km 커브를 공략당해 좌월 솔로 홈런까지 내줬다. 0-8. 이후 최정에게 사구, 고명준·한유섬에게 연속 볼넷을 남발하며 또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투구 수 90개. 5회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했다.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불펜 소모가 많았던 롯데.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선발에게 1이닝이라도 더 맡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실점 후 집중력이 더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3회에 내릴 수도 없는 1선발이었지만, 버틸 의지가 엿보이지 않았다.
멘탈은 폰세가 아니었다

2025시즌 MVP 코디 폰세급 기량을 갖춘 투수로 기대받았다. 구속도, 구위도 충분했다. 그러나 멘탈은 결코 폰세와 비교할 수 없었다. 폰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였다. 로드리게스는 달랐다. 실점 후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았고, 집중력이 무너졌다.

개막전 5이닝 무실점이 허상이었나. 그때도 4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등판을 거듭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2번째 등판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롯데는 개막 2연승 후 4연패 수렁에 빠졌다. 4일 선발은 비슬리. 원투펀치의 나머지 한 명이 팀을 살릴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