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획] 광주 건축물 불법증축 분석 ② 불법증축, 왜 못 없애나…강제철거 막는 ‘현실의 벽’
자치구 건축물 행정대집행 ‘0건’
건축주 "버티면 된다" 인식 확산
사유재산·소송·비용 부담 겹쳐
이행강제금 반복…실효성 ‘한계’

광주에서 불법증축 건축물이 4천건 넘게 적발됐지만, 강제철거나 행정대집행이 실제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은 반복되지만 정작 철거와 원상복구는 뒤따르지 않고 있다. 이행강제금 부과에만 의존한 채 사실상 불법건축물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1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시정명령을 받은 불법증축 건축물은 모두 4천616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4건꼴이다. 이 중 철거·원상복구 등 시정이 완료된 사례는 1천580건으로 전체의 34.2%에 그쳤다. 특히 서구는 2천879건이 적발됐지만 시정 완료는 604건에 머물러 이행률이 21% 수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적발 이후다. 광주 5개 자치구 모두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강제철거나 행정대집행으로 불법 상태를 끝낸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자치구는 대체로 시정명령을 내린 뒤 30일가량 계도기간을 두고, 이후 이행 여부를 다시 확인한 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불법을 해소하기보다 관리하는 데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대집행의 문턱도 높다. 공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해 단순 불법증축만으로는 적용이 쉽지 않다. 붕괴나 화재 위험처럼 긴급하고 분명한 안전 위협이 입증돼야만 행정이 직접 움직일 수 있다. 지자체가 먼저 철거 비용을 들여야 하고, 이후 건축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실제 회수가 쉽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철거 과정에서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행정이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적극적인 집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자치구는 사실상 이행강제금 부과에 기대는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서 일부 건축주들 사이에서 "철거하지 않고 버티며 돈만 내면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단속의 경고 효과는 약해지고, 불법 상태는 장기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불법증축 건축물은 사유재산인 만큼 행정이 강제철거에 바로 나서기에는 법적 부담이 크다"며 "행정대집행도 공익에 중대한 위해가 분명해야 가능해 실제 집행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정명령 뒤 이행강제금을 반복 부과하며 자진 철거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동구 건축과 관계자도 "생계형 증축이 적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형사고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은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증축은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단순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