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바닥 아래 지하실? 위기의 尹, ‘탈출구’는 어디에
정부 위기에 與도 전전긍긍…‘의료개혁‧경제’로 반등 가능할까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별의 순간'을 잡고 대권을 거머쥐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 만에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의료 개혁'이 의사단체의 강한 저항에 부딪힌 가운데, '의료 대란' 우려에 민심 역시 차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를 향한 사법리스크 우려까지 제기되자 여당의 고민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거야(巨野)가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정부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레임덕' 위기를 극복할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빨간불' 뜬 尹대통령 지지율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여론을 의식해 개혁을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문제는 이 전광판의 숫자가 취임 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이달 10일부터 3일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 부정 평가는 70%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은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라고 했다. 직전 최저치는 지난 5월 5주 차에 기록한 21%다.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부정 평가자는 의대 정원 확대(18%), 경제·민생·물가(12%), 소통 미흡(10%), 독단적·일방적(8%) 등을 부정 평가의 이유로 들었다. 의대 증원 문제는 2주 연속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최상위를 차지했다. '응급실 뺑뺑이' 논란에 '괜찮다'고 말했던 정부의 진단을 국민이 오진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보수 '집토끼 지지층'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지지율에서 대구·경북(TK)은 2%포인트 내린 35%, 부산·울산·경남(PK)은 4%포인트 내린 22%로 나타났다. PK 지지율은 4주 연속 내렸다. 연령별 지지율은 50대 지지율이 전주보다 6%포인트 내린 16%, 60대는 3%포인트 내린 32%로 나왔다. 70대 이상 지지율은 전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37%로 부정평가(48%)보다 11%포인트 낮았다.
다른 여론조사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3일 전국 18세 이상 2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27.0%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 보다 2.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2.6%포인트 오른 68.7%인 것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2022년 5월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70대 이상에선 5.7%포인트, 60대에선 4.7%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그 뒤로 30대(3.9%포인트), 20대(3.1%포인트), 40대(1.1%포인트) 등 순이다.
與 노심초사…尹정부 반등 가능할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불안과 불만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를 향한 민심이 차게 식으면서 한동훈 지도부도 '박스권 지지율'에 갇힌 상황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3%포인트 하락한 28%로 나타났다.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리얼미터가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는 국민의힘이 33.0%, 민주당이 39.6%를 기록했다. 1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1.6% 포인트, 민주당은 0.5% 포인트씩 각각 하락했다.
최근 국회에서 만난 국민의힘 지도부 한 관계자는 "한동훈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개편하는 등 민생을 위해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면서도 "언제까지 당이 정부의 뒤치다꺼리를 해야하냐는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건희 여사를 둘러산 사법리스크 우려까지 번지면서 여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에서 앞서 무죄 선고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돈줄)' 손아무개씨에게 12일 유죄가 선고됐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김 여사가 손씨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며, 김 여사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특검'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간 '김건희 특검'을 반대해온 개혁신당도 '특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해 '10%선'에 진입할 경우 국정 운영이 '마비' 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최근 야권에선 '탄핵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에 당정 지지율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이런데도 대통령과 여당이 정말 반성하고 그동안의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이라고 지적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30%대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이 내려가면 위태롭게 되고 25% 미만으로 내려가면 국정 동력은 상실되고 마비된다"며 "낮은 지지율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순탄하게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국정운영의 동력을 살리고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의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기회가 주어진다"고 강조했다.
일각의 우려에도 정부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의료 대란과 관련해선 '응급의료체계가 정상 작동되고 있다'며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을 반드시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외교‧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19일 체코를 공식 방문해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포함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체코 경제사절단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기사 내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통화 9615명 중 10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2.8%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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