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1월 기술수출 성사 4건…계약 내용은 '비공개' 왜?
해외 파트너사들 시장 경쟁 의식…전략 및 임상단계 노출 꺼려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월에만 총 4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지만, 이들 모두 계약 상대방이나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신약 완제품이 아닌 물질이나 플랫폼 등 연구개발(R&D) 기술을 수출한 만큼, 계약금과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기술료) 등을 비밀에 부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들어 해외 기업에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국내 기업은 GC셀(지씨셀), 이수앱지스, 진코어, HK이노엔 4곳이다. 특히 이들은 모두 계약 내용 중 일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씨셀과 이수앱지스, HK이노엔 3곳은 계약금을 비롯한 기술수출 금액을, 바이오텍 진코어는 계약 상대방과 국가를 파트너사와 협의 끝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는 계약을 체결한 해외 파트너사의 요청 때문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금액이 적어서 비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금과 기술료 달성 조건 등 상업화 속도나 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 공개하지 말라는 요청이 많다"라고 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기술수출 본계약 체결 시 해외 파트너사들로부터 일부 계약 내용과 관련된 비밀 유지 조항이나 단서를 둘 것을 별도로 요구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상업화 전 단계의 신약물질이지만 기술 가치나 시장성 등 경쟁력이 크다고 판단될수록 이러한 경향이 짙다.
실제 지씨셀의 경우 바이오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항체의약품 다음 차세대 분야인 세포·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AB-205'를 미국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했다.
AB-205는 T세포 림프종에서 발현하는 'CD5'를 표적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Chimeric Antigen Receptor) 장착 동종 제대혈 유래 NK(자연살해) 세포치료제다. 이 CAR-NK 세포치료제는 최근 CAR-T 세포 치료제와 쌍벽을 이루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조명받고 있다.
T세포 림프종은 항암화학요법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거의 없고 새로운 방식의 신약 개발을 필요로 한다. 상업화 속도가 중요한데, 타 경쟁 개발업체에서 참고할 수 있는 만큼 기술수출 계약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초소형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진코어는 최근 4348억원 규모의 유전자가위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에서 계약 상대방과 국가, 기술 적용 치료질환을 비밀에 부쳤다. 다른 경쟁업체의 진입을 막고 파트너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이수앱지스와 HK이노엔은 각각 최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를 기술수출하며 비밀 유지 요청을 받았다. 따라서 계약 규모를 비공개로 뒀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체결 시 비밀유지조항을 별도로 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언급했다가 법적 문제로 계약 해지도 당할 수 있다"며 "진출 국가나 치료 분야에 따라 경쟁이 심한 경우 전략적으로 비공개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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