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플랫폼 ‘짝퉁 화장품’ 주의보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필요"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품(짝퉁) 화장품 유통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확산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피해 구제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년 1월~2025년 8월) 온라인 가품 화장품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447건에 달했다. 상담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피해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구입 경로별로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70.7%(316건)로 가장 많았고, '개인 쇼핑몰'(18.3%), '중고거래 플랫폼'(8.7%)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향수'가 전체의 절반(51.5%)을 차지했고, '기초 화장품'(26%), '색조 화장품'(11.9%) 등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가품으로 의심되는 이유는 ▲정품과의 향·질감 차이 ▲용기나 프린팅 불일치 ▲유효기간 미표시 ▲피부 이상 반응 등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정품 여부를 입증할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 중 58.6%(262건)는 '품질 불만'으로, 판매자가 정품 입증자료를 내놓지 않거나 회피한 경우였다. 또 '판매자 무응답·사이트 폐쇄'(13.2%), '환급 지연·수수료 부과'(10.5%) 사례도 빈번했다.
일부 사업자는 '가품일 경우 300% 보상' 같은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했지만, 정작 환급 요청 시 보상을 거부하거나 개봉·사용을 이유로 환불을 제한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유통 구조의 플랫폼 책임 부재를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가품 거래 상당수가 오픈마켓·중고거래·SNS 채널에서 발생하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중개자' 지위를 이유로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플랫폼은 단순 중개 시 거래 당사자로 보지 않아, 판매자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잠적하면 소비자는 사실상 구제받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이 사실상 유통 창구 역할을 하지만, 현행 법체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품 유통 차단과 소비자 피해 구제 책임을 플랫폼에도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품 화장품은 단순히 품질 저하에 그치지 않고, 피부염·알레르기 등 건강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특히 향수·기초화장품 등 피부 접촉이 많은 제품의 경우, 성분 불명·유통경로 불명확 제품이 건강 위해물질을 포함할 위험이 지적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정보센터는 피해 예방을 위해 ▲공식 브랜드몰·인증 판매처 이용 ▲제품 이상 즉시 확인 ▲정품 보증서·라벨 확인 ▲영수증·구매내역 등 증빙자료 보관을 당부했다.
소비자 단체는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의 관리·감독 의무를 명문화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해외 직구 및 SNS 구매대행 등 비정형 거래 형태를 규율할 수 있는 국제 공조 체계 마련도 과제로 꼽았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가품 피해는 개별 소비자 단위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정부가 플랫폼을 포함한 유통 전 과정을 감독할 수 있는 '디지털 유통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