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잡아라"… 3억원 럭셔리 K의료상품 나온다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4. 10.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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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광공사 '알람 아라비 코리아' 프로젝트
일반 관광객보다 50배 소비
큰손 '중동 슈퍼리치' 겨냥
초호화 패키지 포함될 업체
신라호텔·차병원 등 36곳
뷰티 등 특화상품 내년 출시

"중동 슈퍼리치를 잡아라."

1인당 씀씀이가 일반 여행객의 50배를 넘는 중동 슈퍼리치 여행족을 잡기 위한 한국 럭셔리 여행 드림팀이 뜬다. 올해 말까지 라인업을 완성한 뒤 내년 초 1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한국행 럭셔리 코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억대를 오가는 초고가 상품으로 구성되는 만큼 여행수지 개선에 깜짝 특효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8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걸프협력이사회(GCC)를 구성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6개국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초고가 럭셔리 한국행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 여행 드림팀 36곳을 우선 선정하고 패키지 상품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말까지 추가 검증을 거쳐 최종 라인업을 확정할 방침이다. 중동 민관협의체 '알람 아라비 코리아'(한국 속 아랍 세상)로 명명된 이번 1차 드림팀은 숙박 11곳, 의료 10곳, 미용 3곳, 쇼핑 4곳, 식음료 3곳, K컬처 5곳 등 총 36곳이다.

숙박팀에는 신라호텔, 롯데호텔앤리조트,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등 대표 5성급 호텔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의료 라인업에는 검진·여성 분야 차병원(차움), KMI한국의학연구소를 비롯해 강남제이에스병원(정형외과), 자생한방병원(한방), 미니쉬치과병원 등이 들어가 있다. 쇼핑 라인업도 화려하다. 현대·롯데백화점을 포함해 신세계·호텔롯데 면세점 등 메이저 업체가 모두 선정됐다.

중동 슈퍼리치들의 씀씀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히딩크 재활 병원'으로 중동에 알려진 제이에스병원은 1억원에서 3억원대 초고가 치료비가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이미 VIP 전용기를 타고 카타르, UAE 등지의 왕족 환자들이 오갈 정도다.

특히 카타르는 환자 본인을 포함해 보호자 1인까지 전체 의료비(체재비 포함)를 정부가 부담해 가족까지 함께 몰려온다. 보통 집사 2·3인을 포함해 10여 명이 커넥팅(연결) 룸을 잡고 한 달 이상 체류하면서 총 의료 비용으로 평균 1억~3억원대를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 한국에 온 외국인 평균 1인당 여행 경비(2152달러)의 50배 수준이다.

왕족 중심의 슈퍼리치뿐만 아니라 일반 중동 여행족의 한국 여행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한국을 찾은 GCC 국가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9%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10%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일반 중동 여행족의 씀씀이도 1인당 평균 3637달러(약 500만원)로 집계돼 다른 외래 관광객 한국 여행 경비의 1.5배에 달한다.

드림팀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관광공사 아시아중동팀 강유영 파트장은 "중동 내 K의료 인기는 K팝을 뛰어넘는다"며 "최근 카타르 현지에서 열린 의료관광 행사에서는 계약금만 100만원대 후반인 한국 탈모 치료에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카타르 정부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1차로 1000만원대 이상의 K뷰티 상품을 선보인 뒤 의료 라인업이 확정되면 억대 초고가 의료관광 코스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K뷰티 코스는 5성급 호텔에 머물며 '스킨케어, 헤어·메이크업, 프로필 사진 촬영' 일정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스킨케어와 헤어 비용에 최소 100만원씩 들어가고 프로필 사진 촬영도 1시간에 100만원짜리 고가 상품이 따라붙는다. 여기에 특급호텔 숙박과 미쉐린 음식점 등이 추가된다.

의료관광 코스는 임플란트·교정 중심의 치과, K물광으로 인기몰이 중인 피부과, 탈모·한방·줄기세포 치료가 주를 이루는 정형외과 등이 포함된다. 한국 체류 일정만 한 달이 넘으며 치료비도 기본 수천만 원대에서 많게는 3억원대에 달할 전망이어서 외화벌이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관광공사는 올해 말까지 해당 대사관에 아랍어와 영어로 된 안내 팸플릿을 배포한다는 계획도 잡고 있다. 강 파트장은 "올해 말까지 중동 슈퍼리치를 유치하기 위한 라인업을 최종 확정하고 상품 개발을 구체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연간 두 차례씩 엄격한 자격 심사 과정을 거쳐 참여사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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