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캠핑장 이제 안 가" 사진에 속은 소비자 부글부글.. 이용약관에 '책임 회피 쥐구멍'

"소비자 피해 시 책임 회피 조항 다수"
공정위, 캠핑장 플랫폼 5곳 약관 시정

인터넷에 올라온 캠핑장 이용 후기 불만 게시물 (사진, 공정거래위원회)

“캠핑장 관리 안 된 티가 팍팍. 저는 이제 안 갑니다.”

캠핑장 정보를 공유하겠다며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 글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잡초가 너무 많고, 캠핑장 옆에 만든 글램핑 텐트에는 곰팡이 투성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캠핑장 플랫폼 이용자들의 불만 가운데 사진과 현장이 달랐다는 게 46%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최근 1년 이내 캠핑장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300명을 조사했더니,

플랫폼에 게재된 캠핑장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고 답한 비율이 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플랫폼에 표시된 위약금과 실제 적용되는 위약금이 다르다고 답한 비율은 28%로 나타나는 등 응답자의 74%가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은 해당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불만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5개 주요 캠핑장 플랫폼 및 자연휴양림 플랫폼 약관상 책임을 피하려는 불공정 약관조항이 있는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플랫폼에 게재된 정보의 정확성·신뢰도에 대해 사업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 △서비스 이용 도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업자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조항, △분쟁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 조항 등 플랫폼의 중개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위는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사진이 대체로 입점업체인 캠핑장 측에서 직접 촬영하지만, 플랫폼이 직접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플랫폼이 테마별로 카테고리를 구분해 그에 맞는 캠핑장을 배치·소개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통해 해당 정보 제공에 직·간접적으로 상당히 관여하고 있다는 겁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을 운영·관리하는 주체로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며, 이용자 간 분쟁 발생 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할 의무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5개 캠핑장 플랫폼에 대해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 조치하는 등 11개 유형의 121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고쳤습니다.

아울러 플랫폼상의 캠핑장 사진, 정보 등이 최근의 실제 모습을 담고, 위약금 분쟁 해결에 필요한 관련규정의 현행화 등 최신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약관조항도 신설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