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고수 추천 여행지 버킷 리스트 6곳
글 : 표영소
1. 라스트 파라다이스를 찾아서, 스위스 그슈타트
스위스 남서쪽 베른주에 속한 그슈타트(Gstaad)는 알만한 사람만 아는 알프스의 럭셔리 휴양지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스노슈 하이킹, 터보건 썰매 타기를, 여름에는 하이킹과 골프,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사계절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최고급 호텔부터 훌륭한 레스토랑과 쇼핑 시설까지 갖춰 영화, 예술, 스포츠 등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사가 다녀갔다. 화려한 모습 이면에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노력도 있다. 그슈타트 도심은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있고, 주변 지역과 파노라믹 열차 노선을 비롯한 다양한 대중교통편으로 연결되며, 로컬 치즈와 육류 등의 식자재는 물론 지역 전통 공예와 예술에도 진심이다.
2. 티모시 샬라메도 갔다는 그곳, 요르단 와디 럼
영화 <듄:파트2> 개봉 전, 주인공을 맡은 영화배우 티모시 샬라메(Timothee Chalamet)가 내한해 수많은 매체와 SNS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 여파 덕분인지 영화 <듄: 파트2>가 상영하는 내내 영화관은 근래 보기 드물게 북적였다. 판타지 장르나 티모시 샬라메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 긴 러닝 타임이 조금 버겁긴 했지만, 사막 풍경은 꽤 인상적이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특수 효과 대신 실사 촬영을 고집해 대부분의 촬영이 실제 사막에서 이루어졌다고. 특히 광활한 붉은 모래밭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와디 럼(Wadi Rum)이 담당했다. 요르단 남쪽에 펼쳐진 사막 지대로, 붉은 모래 언덕과 거대한 바위 지형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프로메테우스> <마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 여러 SF 영화에서 배경으로 등장한 것도 그 때문. 요르단을 찾은 많은 여행자가 페트라(Petra)나 아카바(Aqaba)에 머물며 당일 혹은 반일 투어로 와디 럼을 방문한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3. 럭셔리 열차 여행의 최신 종착지, 이탈리아 포르토피노
최근 유럽 내 탄소 배출량 규제에 따라 단거리 비행 노선이 축소되면서 야간열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차 여행만의 클래식한 매력과 낭만도 이러한 트렌드에 힘을 보태는 요인. 올 여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탈리아 포르토피노(Portofino)로 향하는 열차 여행이 첫 선을 보인다. 포르토피노는 그림 같은 항구 풍경으로 유명한 아담한 어촌으로, 유럽의 부호와 전 세계 유명인사가 사랑하는 휴양지다. 1982년 설립한 이래 럭셔리 열차의 대명사로 불린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VSOE)가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안 지역에 발을 들이는 것은 40여 년 역사상 최초. 야간열차 1박과 16세기 수도원을 개조한 포르토피노의 호텔에서의 2박으로 구성된 기차 여행은 1인 8,525달러부터(한화 약 1,140만 원)이고, 열차 탑승 전후로 호텔과 기차역 간 이동편부터 최고급 객실과 미쉐린 스타 셰프가 함께하는 미식 경험, 프라이빗 이벤트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주의할 것은 편도 여행 비용이라는 점! 일정이 끝난 뒤엔 이탈리아 여행을 이어가거나, 지역열차를 이용해 인근 제노아(Genoa)나 밀라노로 간 뒤 고속열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올 수 있다.
4. 샌프란시스코 근교 여행지, 미국 더블린
2024년 1월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신작 <아메리칸 나이트메어>를 보다가 ‘어, 캘리포니아에도 더블린이 있네?’ 했다(오하이오주에도 하나 있다). 캘리포니아의 더블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동쪽으로 약 5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도시의 이름은 19세기 이곳에 정착한 아일랜드 이주민이 많아 ‘더블린’이 되었다. 매년 3월 성대하게 열리는 성 패트릭 데이 퍼레이드는 도시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와 고속도로, 도시철도 BART로 연결돼 접근성이 좋은 데다, 다양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레스토랑이 여럿 있고, 캘리포니아의 유서 깊은 와인 생산지 트라이밸리(Tri-Valley) 지역에 자리해 와인 애호가에게도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2018년 미국의 경제지 <머니>에서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5. 2023 최우수 관광 마을, 안도라의 우르디누
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하는 최우수 관광 마을(Best Tourism Villages)은 다음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인구 1만5,000명 미만, 농업・임업・축산업・어업 등 전통적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는 자연 환경, 공동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공동체. 그중 관광을 통해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생물 다양성을 보호에 기여한 곳을 선별해 매년 ‘최우수 관광 마을’을 발표한다. 전 세계 53개 마을이 포함된 2023년 리스트에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 낀, 유럽에서 6번째로 작은 나라 안도라(Andorra)의 우르디누(Ordino)도 이름을 올렸다. 해발고도 1,300미터에 자리한 우르디누는 석조 주택이 늘어선 중세풍 마을 주변으로 호수부터 국립공원, 스키 리조트까지 펼쳐져 다양한 자연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전통 문화를 지키는 동시에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 등 최신 기술과 수준 높은 관광 인프라를 갖춘 점도 높이 평가 받는다. 툴루즈나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3시간 거리로,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에도 좋다.
6. 새로운 자전거 길의 등장, 동유럽 디나리카 자전거 횡단 루트
글로벌 여행 가이드북 출판사 론리플래닛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부러워라!) 2024년 방문해야 할 여행지 50곳을 발표했다. 나라, 지역, 도시, 지속 가능성, 가치의 5개 카테고리로 나누어 발표한 '베스트 인 트래블 2024(Best in Travel 2024)' 리스트에서 눈에 띈 것은 2024년 7월 개통 예정인 디나리카 자전거 횡단 루트(Trans Dinarica Cycling Route). 슬로베니아를 출발해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코소보, 세르비아까지, 서발칸 지역의 8개 나라를 연결하는 대장정이다. 총길이 약 3,364킬로미터, 난도 중급의 자전거 길을 달리는 동안 아드리아 해안 지역을 포함해 멋진 산악 지대, 강과 호수 등의 자연 경관을 감상하고 유네스코 유적과 국립공원, 곳곳에 자리한 그림 같은 마을도 볼 수 있다. 이 루트의 설계에 참여한 얀 클라보라(Jan Klavora)의 말을 빌리자면, 문화 체험과 모험을 즐긴 뒤 와인 한 잔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싶은 이에게 가장 적합한 서발칸 지역 여행법이 바로 사이클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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