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조달 노트] LS아이앤디, 홀로서기 'LS' 업고 美 투자 완성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위치한 LS그룹 美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 본사. 사진 제공=LS

LS그룹에서 LS아이앤디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LS전선의 기업공개(IPO)에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2013년 분할된 LS아이앤디는 독립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입이 없었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지역 전선사업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면 고정적인 수입이 적었던 LS아이앤디는 차입금 조달로 버티다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그 때마다 지주사 LS의 도움을 받았다.

LS아이앤디의 LS 의존도는 2016년에 이어 8년 만에 단행한 유상증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LS의 통큰 지원으로 실권주 부담 없이 미국법인 투자를 마무리 짓게 됐다.

LS전선 분리 후 재무 상태 취약

2013년 LS전선의 부동산 개발업과 미국 전선사업(Superior Essex, 이하 SPSX)을 분리해 출범한 LS아이앤디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당시 SPSX는 연매출이 3조원에 달했지만 적자 회사로 사실상 실속이 없었다. SPSX의 부채비율은 500%가 넘어 재무 구조가 상당히 취약했다.

분할 직후 LS아이앤디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A급 신용도의 LS전선의 그늘 아래에서 투자금 조달이 수월했지만 분할 이후 새로 받은 신용도 평가에서 BBB+ 등급을 부여 받았다. 비우량 기업인 LS아이앤디는 분할 이후 사모 시장을 전전하거나 은행 차입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은 총 8189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7191억원은 은행 여신으로 확인됐다. 은행 여신의 절반은 외화 대출로 이자율이 최고 6.32%에 달한다.

LS아이앤디의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1.51배 △2023년 1.10배 △올해 1분기 0.75배로 이자를 지급할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운전자본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446.0%에 달해 추가 차입 여력도 크지 않다.

5월 13일 기준 지분율. 자료 제공=LS아이앤디

유증 납입금 종착지 美 SPSX

LS아이앤디는 재무구조 개선과 실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상증자를 묘안으로 짜냈다.

모회사 LS가 신주를 받아내는 조건이다. 단 인수 수량은 LS가 정할 수 있다. 만약 100주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청약에서 LS가 50주만 인수한다면 증자 대금은 계획 보다 절반으로 줄어든다. LS가 인수를 포기한 실권주를 받아낼 다른 주주가 없기 때문이다. LS아이앤디가 수월하게 유증을 마치려면 LS의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마다.

이달 10일 LS 경영진은 이사회를 열고 LS아이앤디에 284억원을 출자하기로 잠정 협의했다. 앞서 LS아이앤디 이사회가 승인한 증자 규모가 약 3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LS의 참여율은 약 95%다. 이달 28일, 29일 청약에서 최종 인수 물량이 확정되지만 이사회가 승인한 284억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2016년 LS아이앤디 유증 당시에도 LS의 참여율은 91%에 달했다.

LS아이앤디는 이달 30일 증자 대금이 들어오면 약 274억원을 사이프러스 인베스트먼츠(Cyprus Investments)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이프러스는 LS아이앤디가 100% 지분을 소유한 해외투자 사업 지주회사다. 또한 사이프러스는 LS아이앤디서 받은 출자금을 6월 자회사 SPSX에 투자할 예정이다.

SPSX는 최근 글로벌 권선 사업 확장을 위해 일본 후루카와 전기가 보유한 ‘에식스 후루카와 마그넷 와이어'의 지분 61%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2000만 달러(한화 약 272억원)를 차입했다. SPSX는 사이프러스의 출자금으로 은행 대출을 상환해 이자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LS아이앤디 측은 "계획한 보다 유상증자 공모 자금이 덜 모이더라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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