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 SK바사, 백신통 영입…'개발 실행력' 병목 해소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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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감염병 전문가 마상호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연구지원 조직을 새로 짰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개발 전주기의 실행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2024년 독일 IDT바이오로지카 편입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매출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자체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속도를 높여 백신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상호 영입 후 전주기 관리축 신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바이오연구본부 내 연구지원실장으로 마 부사장을 신규 영입했다. 마 부사장의 영입은 연구개발(R&D) 프로젝트 관리(PM) 기능과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연구기획부터 규제 대응, 비임상 및 임상검체분석(GCLP) 운영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는 것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개발 전 과정을 통제하는 '실행 관리 능력'을 별도로 구축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연구지원실을 통해 기획부터 규제 대응까지 단일 조직에서 관리하도록 설계된 구조 자체가 개발 진행 속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읽힌다.

1월 송도 글로벌 R&PD센터로 이전한 이후 다수의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도 이 같은 조직개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연구 과제의 수가 늘어난 만큼 개별 프로젝트의 속도·일정 관리 중요성이 커졌고 이를 전담할 관리 축을 세운 것으로 여겨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기구들과 협력하며 감염병 대응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가 커지는 배경에는 마 부사장이 지닌 '백신통'으로서의 경력이 있다. 0000년생인 그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이학학사·이학석사를 취득하고 성균관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땄다. 이번 합류 전까지는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 선임연구원, GC녹십자 연구&조기개발본부 과장, 빌릭스 기업부설연구소장(상무), 질병청 연구사업관리전문가(PD) 등을 거쳤다.

IDT 편입 이후 GBP410 존재감 확대

그의 영입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2024년부터 나타난 사업구조 변화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IDT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면서 외형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달라졌다. 내부적으로는 백신 기업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계상으로는 CDMO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2025년 SK바이오사이언스의 CDMO 매출은 4656억원으로 전체의 71.5%를 차지했지만 자체 백신 제품 매출은 1026억원으로 15.8%에 그쳤다. 상품 매출 595억원, 기타 매출 236억원을 더해도 자체 사업 비중은 CDMO 매출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회사가 CDMO를 주력 사업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수치상으로는 IDT바이오로지카 편입 효과가 전체 외형을 좌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은 백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할 가장 현실적인 자체 성장 카드로 꼽힌다.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GBP410은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는 해당 파이프라인 상업화 여부가 자체 백신 매출 확대의 분기점이라 본다.

그의 영입에 대한 초점도 이 파이프라인의 개발 완성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맞춰진다. 21가 폐렴구균 백신은 임상, 허가, 생산, 공급 준비가 단계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전주기를 관리하는 조직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허가 백신을 직접 비교하는 임상3상도 허가받았다는 점도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상업화 속도·생산 연결력 입증 과제

향후 관건은 그가 지휘할 연구지원실이 GBP410의 상업화 준비 과정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속도 개선을 만들어내느냐다. 사노피와의 공동개발 체제 속에서 글로벌 임상3상 진행과 미국 임상3상이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만큼 두 프로젝트 간의 일정 조율이 주요 과제로 지목된다.

다음 과제로는 '개발 성과를 실제 생산과 공급으로 연결하는 운영체계의 구축'이 떠오른다. 안동공장의 생산여력, 송도 R&D 거점 운영, IDT바이오로지카 설비 활용 가능성이 함께 맞물린 만큼 임상 진전 이후 생산체계를 어떻게 재배치할지가 중요해졌다. 개발과 생산의 접점을 얼마나 매끄럽게 이어붙이으냐가 향후 실행력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프로젝트들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작업도 과제로 언급된다. 국제기구 협력 사업, 자체 백신 파이프라인, 공동개발 과제 등이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에서 연구지원실이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정·자원을 조율하는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마 실장은 그간 쌓아온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R&D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강화된 연구지원 기능을 바탕으로 차세대 폐렴구균백신, 범용 코로나백신, RSV 예방항체, 에볼라백신, 차세대 독감백신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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