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박희영 구청장 1심 무죄…이임재 실형과 대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관련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2년 10월29일 참사가 발생한 지 702일 만에 구청의 ‘업무상 과실’ 여부와 관련해 나온 법원의 첫 판단에서, 법원이 구청 쪽 책임은 인정하지 않은 결과다. 앞서 재판부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구청장은 지역 내 재난 책임자로서 참사 당시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예견할 수 있음에도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시행하지 않았으며, 참사가 벌어진 뒤에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등의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용산구청장 직을 유지하며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용산구청 쪽이 “(안전관리에 있어)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이날 박 구청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 유승재 전 용산부구청장과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등의 혐의로 금고 3년형을 받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앞서 재판부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재판에선 “서울 용산구의 치안을 총괄하는 용산경찰서장으로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안일한 인식으로 대비에 소홀했고 결국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하며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