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④ 고려아연 백기사 집결… MBK, 여론 달래기 '첩첩산중'

이한듬 기자 2024. 9. 27.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이후 적대적 M&A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해외 자본이 포함된 MBK파트너스에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넘길 경우 핵심기술이 유출되고 지역 일자리와 경제는 무너질 것이란 우려다.

고려아연의 국내·외 80여개의 고객사들도 지난 23일 MBK의 적대적 M&A로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과 연, 반도체소재 등 국가 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약탈적 M&A MBK의 정글자본주의] "적대적 M&A 아냐" 해명에도 인수 반대 목소리 확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CTO)을 비롯한 핵심기술인력 들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종로33 그랑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술유출 기술약탈 투기자본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임한별 기자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이후 적대적 M&A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해외 자본이 포함된 MBK파트너스에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넘길 경우 핵심기술이 유출되고 지역 일자리와 경제는 무너질 것이란 우려다.

MBK 측은 해당 주장은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불과하다며 해외매각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MBK의 공개매수에 반대하며 고려아연의 백기사를 자처하는 세력들이 늘고 있다.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핵심기술인력들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 공개매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자본을 등에 업은 MBK가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들은 "우리 기술자들 (MBK에)안 간다. 다 그만두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기술인력에 앞서 고려아연 노조도 지난 19~20일 서울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적대적·악의적·약탈적 M&A를 중단하라"며 규탄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고려아연의 국내·외 80여개의 고객사들도 지난 23일 MBK의 적대적 M&A로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과 연, 반도체소재 등 국가 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고려아연과 신사업 협력을 하고 있는 한화그룹, MBK로부터 한차례 공격을 받았던 한국타이어그룹 등도 MBK의 공개매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소수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도 고려아연을 지지한다. 액트는 최근 고려아연 주주들에게 "고려아연과 같이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는 소액주주가 작은 힘으로라도 지켜내 '동학개미'가 때로는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고려아연 생산 거점이 있는 울산광역시도 고려아연 지키기에 동참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MBK는 고려아연 인수 후 수익 추구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 인력 유출, 나아가 해외 매각 등도 시도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 약화는 물론 나아가 국가와 울산의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시의회와 울산상공회의소도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울산에서는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울산 울주군)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구), 윤종오 진보당 의원(울산 북구)도 국회서 잇따라 '인수합병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울산남구갑) 역시 고려아연 주식 매입을 인증하며 향토기업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이번 사태는 국제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호주 정치권에서도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우려하고 있다. 호주 정치권 인사들은 MBK 인수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영위하고 있는 호주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론이 전방위로 악화되자 MBK는 중국 매각설 등을 부인하며 적극적인 여론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MBK는 지난 24일 '존경하는 고려아연 임직원, 노동조합, 고객사,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구성원께 올리는 글'을 발표하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이후 중국 매각, 핵심기술 유출, 신성장 사업 중단 등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고용승계 ▲트로이카 드라이브(TD) 투자 지속 ▲울산광역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투자 ▲협력업체들과의 관계 및 협력 강화 등도 약속했다.

MBK는 "저희는 장기간 투자하고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희의 투자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