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M&A] 어피니티, 1·2위 동시 인수 교착에 '미로 찾기'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사진 제공=롯데렌탈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의 새 주인을 판가름할 인수합병(M&A)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인수를 추진해 온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기 위해 앞서 사들였던 SK렌터카를 매물로 내놓고 재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지만 아직 해법은 미궁 속이다.

여기에 최근 20년간 어피니티를 이끌어온 민병철 한국총괄대표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롯데렌탈의 M&A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최근까지 롯데그룹과 롯데렌탈 인수 조건을 두고 가격 조정 등을 포함한 협상을 이어왔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1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허가하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공정위는 국내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동시에 어피니티 지배 아래 놓일 경우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어피니티는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 공정거래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하는 자는 처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기한은 지난달 30일이었는데, 공정위에 롯데렌탈 기업결합과 관련해 어피니티로부터 접수된 이의신청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롯데렌탈 인수 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어피니티는 2024년 인수한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재설계, 기업결합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가 경영권을 인수한 지 1년6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놓는 건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공정위의 독과점 우려에 따라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인수를 마무리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롯데렌탈 인수와 SK렌터카 매각에 관한 질문에 "롯데그룹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롯데렌탈 인수와 함께 주요 엑시트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피니티의 사령탑 역할을 해 온 민 대표마저 최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딜의 향방 역시 안갯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민 대표는 2007년 합류 이후 20년간 어피니티의 성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2023년 한국 대표에 선임된 뒤 교보생명, 쓱닷컴 등 주요 포트폴리오를 총괄해왔다. 특히 2024년 SK렌터카 인수를 마무리한 뒤 곧바로 동종업계인 롯데렌탈 인수까지 추진해 온 키맨이다.

게다가 이미 핵심 인력 이탈이 이어진 만큼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 앞서 15년간 한국사무소를 지킨 정익수 파트너는 지난해 어피니티를 떠났다. 정 전 파트너는 글로벌 PEF 칼라일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달 16일에는 칼라일의 한국 대표로 선임됐다. 2023년에는 박영택 회장과 이철주 회장 등 원년 멤버들도 퇴진했다.

민 대표의 빈자리는 김형준·김의철 공동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어피니티 관계자는 "현재 한국오피스는 공동대표 체제 하에 모든 프로젝트와 현안을 차질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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