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수감된 반정부 시위 참가자 가석방 논란···“시위는 권리” 대 “범죄자 편들기”

정원식 기자 2022. 12. 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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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시위에 참가했다 수감된 청년들을 가석방하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3일 2021년 세법 개혁안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프리메라 리네아(최전선)’ 소속 청년 수십명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가석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콜롬비아에서는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세법 개혁안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가 벌어졌다. 약 두 달간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75명(시민단체 추산)이 사망하고 8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메라 리네아는 시위대의 맨 앞에서 진압경찰과 싸우며 다른 시위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던 청년들의 조직이다. 콜롬비아 좌파는 이들을 불평등에 항의한 청년 집단이라고 인식하는 반면, 콜롬비아 우파는 폭력에 기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범죄자들의 무리라고 본다.

페트로 대통령은 “시위할 권리는 민주주의의 권리”라면서 “크리스마스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할 청년들을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둬두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취임한 페트로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2021년 시위 도중 체포돼 수감 중인 참가자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페트로는 콜롬비아 사상 첫 좌파 대통령이다.

네스토르 이반 오수나 법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사면과는 다르다”면서 “(가석방된 청년들에 대한) 형사 재판 절차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파 세력은 대통령이 범죄자들을 편들고 삼권분립을 침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디에고 몰라노 전 국방장관은 5일 페트로 대통령이 “희생자들과 콜롬비아인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니엘 팔라시오스 전 내무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석방) 결정은 정부가 아니라 사법부가 내려야 한다”면서 “(프리메라 리네아는) 시위를 해서가 아니라 살인, 고문, 납치를 저질렀기 때문에 수감됐다”고 말했다.

반면 좌파 성향 구스타보 볼리바르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게릴라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이들도 풀려났다면서 프리메라 리네아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페트로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알폰소 프라다 내무장관은 5일 시위와 관련해서 체포된 경찰관들도 가석방 대상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라나시온은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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