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복수하는게 너의 구원이라고?
그게 무슨 X소리야?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던 두 소녀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 두 소녀는 학교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떠난 날 죽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결심은 늘 성공하지 못하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이렇게 만든 걔는 어떻게 살지?

인스타를 통해 엿본 가해자는 인생에 흠집 하나 없이 서울에서 잘살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 유학까지 간다니. 갑자기 이렇게 죽을 순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을 땐 죽더라도 박채린(정이주) 저 인간 인생에 기스라도 내고 가야겠다.

그렇게 서울로 상경한 두 소녀. 이순신 동상을 보며 신기해하고, 서울 구경의 감상에 잠시나마 빠지지만, 서울보다 더 눈 돌아가는 현실은 따로 있었다. 힘들게 찾아낸 박채린이 오히려 두 사람을 기다렸다며 끌어안고, 뒤 이어 나온 전도사 명호(박성훈)는 "이 아이들이 걔들이냐?"며 오히려 둘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건넨다.

한술 더 떠서 나미와 선우의 복수를 위한 방문이 채린에게는 구원이라고 한다. 그러고는 초등학생쯤 되는 아이들과 함께 명호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교회 봉사활동을 하는 채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에 빠진 두 소녀. 하지만 결국 채린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 없다는 걸 발견하는데...

명호는 이 소녀들의 갈등을 중재하는듯, 부채질 하는 듯 애매한 태도와 함께 무언가 다른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의지와 상관 없는 구원, 비밀을 감춘 교회 전도사 등 한국 영화에서 흔히 봐온, 또 지겹게 보게 될 클리셰를 이 영화는 살짝 비틀어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영화는 이렇게 새파란 청춘들이 죽기만을 바라는 모습을 그리면서 모두가 살아 있지만 누구도 살아있음을 갈망하지 않는 세상을 꼬집는다. 영화 제목 '지옥만세'는 역설적으로 모두 살아가자는 메세지를 던진다.

'더 글로리'로 유명해진 박성훈과, '소년심판', '초미의 관심사' 등의 작품에서 활약한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등 신인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를 보태는 영화 '지옥만세'.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이미 그 작품성을 인증 받아 더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들이 만세를 외치는 지옥엔 어떤 모습이 펼쳐져 있는지 궁금하다면 8월 16일 극장에서 만나보자.
- 감독
- 임오정
- 출연
-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박성훈
- 평점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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