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 얘기 ‘경청’이 우선…예리한 ‘오감’이 전문 능력 판가름 [월간축산 I 사람과 일]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 2월호 기사입니다.

“일주일은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마무리됩니다. 하루나 이틀 본사 근무를 제외하면 늘 고속도로 위에서 해를 맞이합니다. 새벽 다섯 시 출발도 많고요. 전국 어느 현장이든 ‘오전 아홉 시 도착’을 목표로 핸들을 잡는 것이 저의 오랜 철칙입니다.”
윤 부장은 주변에서 건강을 염려하기도 하지만 컨설팅의 품질은 기술력 이전에 신뢰에서 결정된다고 믿기에 철칙을 깰 수 없다고 했다. 전문 컨설팅을 간절히 기다려온 농가 입장에선 느지막이 나타나 서둘러 자리를 뜨는 자에게 진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역지사지’의 마음이야말로 컨설팅의 출발점이다.
윤 부장은 시종일관 현장에서 가축을 살피고 농장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려 최선을 다하는 이 ‘치열한 루틴’이야말로 지난 24년간 축산인들과 함께 호흡해 온 방식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동경했습니다. 내성적인 성향이 오히려 학문에 깊이 몰입하는 자양분이 됐습니다. 대학 진학 시 망설임 없이 축산학을 선택했고, 1학년부터 반추영양학 실험실에서 조교·선배들과 동고동락하며 소의 독특한 소화 생리와 영양학적 메커니즘(기작)을 경험할 수 있었죠.”
당시 대가축에 대한 열정은 ‘기분 좋은 집착’과도 같았고, 자연스럽게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쉼 없는 연구 활동으로 이어졌다.
업계 입문은 2002년 배합사료회사 영업 분야로 첫발을 디뎠다. 대학 시절 쌓은 이론적 토대와 대학원 과제 발표 경험 등이 현장의 난제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런 실무역량은 2011년 마케팅본부 PM(Product Manager·제품총괄관리자)으로서 신제품 출시와 현장 생산성 향상의 밑거름이자 2014년 박사과정을 밟게 된 원동력이 됐다. 2017년 학위를 마친 이후 농가 교육과 컨설팅을 이어오면서 한국가축사양표준 한우분과위원, 전국한우협회 자문으로 활동했고 현재 TMR(완전배합사료)연구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12개 조합 TMR 공장의 배합비 설계와 제품 컨설팅을 수행하며, 조합과 농가에 최적의 사료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현장에서 컨설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은 방대하지만 업계의 수많은 거장과 대화를 나누며 얻은 공통된 결론은 ‘가축 사육은 하나의 종합예술’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가축 사육은 소 기르는 일을 넘어 영양학·번식학·생리학적 토대 위에 건축 법규, 전기, 방역, 분뇨 처리, 질병 치료 등 광범위한 전문 영역이 응집된 결정체입니다. 그 예술의 결과물은 출하 성적과 유량이라는 지표로 나타납니다.”

윤 부장이 24년간 현장에서 깨달은 축산 컨설팅의 핵심 자질은 딱 두 가지로 ‘경청’과 ‘현장을 읽는 감각’을 꼽았다.
“컨설팅의 기준과 골격은 전문가의 입이 아니라 농장주의 목소리에서 나옵니다. 상대의 고민을 충분히 듣지 않고 본인 지식만 늘어놓는 건 전문가 조언이 아니라 오만이죠. 진심으로 경청하면 직면한 문제의 인과관계가 보이고 해결의 실마리가 구체적으로 도출됩니다. 잘 듣기만 해도 컨설팅의 60%는 성공한 겁니다.”‘
현장을 읽는 감각’도 강조했다. 소들은 표정과 행동으로 상태를 표현하기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분변, 사료 잔량, 바닥 건조도, 조사료 입자 굵기 등 수많은 요인이 모여 농장의 성적이 되기에 이를 예리하게 포착하는 감각이 전문가의 실력을 결정한다.

“이 일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 생산성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 식견이 농가의 경제적 가치로 치환될 때의 희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특히 농가와 깊은 교감을 통해 도출한 해결책이 현장에 완벽히 적용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을 때 최고로 뿌듯합니다.”
윤 부장은 컨설팅을 통해 제안한 해결책을 현장에서 임의로 수정하거나 이행하지 않은 뒤 발생한 결과에 대해 농가가 아쉬움을 토로할 때는 안타까움과 함께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곤 한다고 했다.
“현장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혜안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이론과 경험을 쌓는다 해도 365일 가축과 대면하는 농장주의 손과 눈을 앞설 수는 없습니다.”
컨설팅 전문가의 지식이 농가의 오랜 경험과 겸손하게 맞닿을 때 비로소 생산성 향상이라는 값진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부장은 현장과 농협사료, 지사와 지역조합을 중심으로 전문성이 강화된 컨설팅을 통해 농가와 조합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한우 1만 마리 규모 경영’을 직접 실현하는 것이 꿈입니다. 대한민국 한우산업 발전에 지지 않는 이정표가 되고 싶습니다.”
성별·연령·학력·전공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채용 분야별 지원 자격과 우대 사항이 각기 다른 만큼 채용 공고를 꼼꼼히 찾아봐야 한다.1차 서류전형과 2차 필기전형(인성 및 직무능력검사), 3차 면접 및 신체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다. 본사 외에도 전국 16개 지사에서 인력 상황에 따라 수시 채용도 이뤄지는 만큼 입사를 원하면 농협 채용 홈페이지 공고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한편 농협이 인증하는 축산 컨설턴트도 있다. 이들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서 시행하는 기본·양성·심화 교육과정을 단계적으로 이수하고 매년 엄격한 교육평가와 2회에 걸친 검정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전문지식, 현장 이해도, 컨설팅 역량 등을 종합 평가·검증한다. 농협 인증 축산 컨설턴트 누적 인원은 2025년 10월 기준 약 780명으로 추산된다.
글 장영내 I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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