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려서 미안해요, Feel터뷰!)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의 원지안 배우를 만나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묻어두었던 기록을 마침내 꺼내어 놓는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의 거대한 막이 오르기 직전, 판을 제대로 읽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가장 내밀한 복습'의 시간이다.
당시 얽히고설킨 제반 사정으로 제때 빛을 보지 못했던 시즌1 주역들의 인터뷰 원문을 아카이브 깊숙한 곳에서 봉인 해제한다.
코너명 '이제 올려서 미안해요'에는 마감 시차에 대한 에디터의 솔직한 송구함과 동시에, 차기 시즌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이 이야기들이 가장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적기라는 뻔뻔하고도 단단한 확신이 함께 담겼다.
야망과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대를 버텨낸 인물들, 그리고 그 서슬 퍼런 살갗을 직접 벼려낸 배우들의 진짜 육성이다.
단순한 뒷북 방출이 아닌, 시즌2로 건너가는 가장 날카로운 징검다리가 될 그날의 치열했던 기록들을 지금 순차적으로 전한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에서 일본 야쿠자 조직의 핵심 실세이자 냉철한 로비스트 '이케다 유지'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원지안의 라운드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1970년대 남성 중심의 거친 권력 암투 속에서 서늘한 칼날 같은 카리스마를 뿜어낸 원지안은 캐릭터 구축 비화부터 현빈과의 연기 호흡, 시즌2를 향한 당찬 각오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이 큰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종영 소감이 어떤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도전이었던 만큼 촬영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하고 살도 많이 빠졌다. 묵직한 시대극 안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짊어졌던 책임감이 컸다. 시청자분들이 이케다 유지라는 인물의 서늘한 긴장감을 좋게 봐주셔서 안도했고,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우민호 감독님께서 전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보시고 미팅을 제안해 주셨다. 감독님께서 제 얼굴에서 차갑고 날카로운, 마치 '칼날 같은 이미지'를 보셨다고 말씀하셨다. 야쿠자라는 거친 배역을 내가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보아주신 그 서늘한 결을 믿고 뛰어들었다.

-재일교포 출신 야쿠자 '이케다 유지'는 어떤 인물로 해석하고 접근했나.
이케다 유지는 단순한 주먹 싸움에 특화된 인물이 아니다. 거친 야쿠자 세계에서 여성이자 재일교포라는 겹겹의 한계를 뚫고 2인자 자리까지 오른 인물인 만큼, 누구보다 예민하고 기민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봤다.
그 예민함을 시각화하기 위해 걸음걸이와 자세, 손동작 하나까지 철저히 계산했다. 주머니에 손을 무심하게 꽂고 걷거나 손가락을 미세하게 만지작거리는 제스처를 감독님께서 야쿠자답다고 좋아해 주셨다. 칼처럼 각 잡힌 수트와 구두 등 외형적 스타일링도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유창한 일본어 연기와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 톤이 큰 화제를 모았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
워낙 어릴 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좋아해서 듣기는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야쿠자의 화법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일본어 선생님께 발음뿐 아니라 단어를 끊어 치는 호흡, 비즈니스 로비스트로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말투와 톤을 아주 섬세하게 레슨받았다. 제가 본래 가지고 있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캐릭터의 묵직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백기태 역의 현빈 배우와 마주할 때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호흡은 어땠나.
현빈 선배님과의 연기는 마치 '칼날과 칼날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느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서 계신 선배님은 이미 완벽한 '살아있는 백기태' 그 자체였다.
선배님께서 워낙 단단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뿜어내 주시니, 저는 그 호흡에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유지가 완성되는 경험을 했다. 후배로서 현장을 훨씬 넓게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저 역시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돌려드리기 위해 매 순간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임했다.

-조직의 보스이자 양부인 이케다 오사무 역의 릴리 프랭키 배우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어느 가족' 때부터 존경해 마지않던 대선배님이라 처음에는 정말 신기하고 떨렸다.
언어의 장벽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눈빛과 공기만으로 오가는 호흡이 있었다. 후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품을 넓게 열어주셔서, 릴리 프랭키 선배님의 반응에 온전히 리액션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하고 값진 배움이 됐다.
-1970년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사전 공부도 많았을 텐데.
우민호 감독님께서 다루시는 현대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밀도 높게 가미된 세계관이다. 제작진이 당시 시대상과 실제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엮어 책 형태로 정리해 주신 자료를 정독했다.
특히 제 역할과 직결되는 재일교포 사회의 역사적 아픔과 차별, 생존 방식에 대한 서적들을 깊이 공부하며 캐릭터의 뿌리를 내렸다.
-비슷한 시기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와는 완전히 상반된 얼굴이었다.
가족들도 방송을 보면서 '경도를 기다리며'의 서지우를 보다가 갑자기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날 선 눈빛으로 백기태와 대립하는 걸 보고 많이 놀라워했다(웃음). 극단적으로 다른 결의 인물을 동시기에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은 배우로서 크나큰 축복이었다.

-곧 공개될 시즌2에서 이케다 유지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되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
시즌1의 유지는 보스 밑에서 2인자로 존재했지만, 사실 여성에 재일교포라는 태생적 제약 때문에 자리가 온전히 보장된 상태는 아니었다.
시즌2에서는 자신의 목표와 야망, 권력을 향해 방해물을 거침없이 짓밟고 뭉개며 치달아 가는 유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우민호 감독님께서 귀띔하셨듯 장검을 휘두르는 본격적인 액션도 등장하니, 한층 더 독해진 유지가 격랑의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꼭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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