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세아들 엄마, 마흔에 경찰 꿈 이뤄

이상환 기자 2024. 9. 2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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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을 둔 딸이 아이들을 재워 놓고 밤마다 공부했습니다. 애들이 울기라도 하면 등에 업거나 무릎에 눕혀 놓고 공부해 경찰이 됐습니다."

윤은정 순경(40·사진)의 어머니는 딸의 '경찰 수험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윤 순경은 낮에는 세 아들을 키우고, 밤에는 경찰 임용 시험을 준비했다.

고민 끝에 운동을 그만두기로 한 송 순경은 고교 시절 꿈이었던 경찰 임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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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경찰학교 신임순경 2191명 졸업
윤은정 순경, 낮 육아-밤 공부 결실
전민선 순경, 707특임단 8년 복무
송화평 순경은 복싱 국가대표 출신
27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서 정복을 입은 신임 경찰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경찰청 제공
“세 아들을 둔 딸이 아이들을 재워 놓고 밤마다 공부했습니다. 애들이 울기라도 하면 등에 업거나 무릎에 눕혀 놓고 공부해 경찰이 됐습니다.”

윤은정 순경(40·사진)의 어머니는 딸의 ‘경찰 수험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윤 순경은 낮에는 세 아들을 키우고, 밤에는 경찰 임용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마침내 40대에 어릴 적 포기했던 경찰의 꿈을 이뤘다.

27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는 제314기 신임 순경 2191명의 졸업식이 열렸다. 경찰청 차장,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 졸업생 2191명과 가족 9000여 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색 졸업생들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윤 순경은 “도전과 성취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격려 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졸업한 송화평 순경(30)은 복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러나 올림픽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슬럼프를 겪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운동을 그만두기로 한 송 순경은 고교 시절 꿈이었던 경찰 임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199cm의 키에 복싱 슈퍼헤비급에서 활동한 송 순경은 ‘현실판 마동석’을 꿈꾼다. 그는 “조직 폭력배와 마약 사범을 잡는 형사과에서 일하고 싶다”며 “범죄자에겐 엄격하지만 약자에겐 부드러운 경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707특수임무단에서 8년간 여군으로 복무한 전민선 순경(34)은 2012년 하노이 국제유도대회에서 금메달까지 수상한 유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최성욱 순경(23)은 지구대 및 파출소 현장 교육을 받을 때 강제추행 피의자를 100m 넘게 추격해 붙잡았다. 윤현상 순경(31)은 건물 난간에서 투신을 시도하는 구조 대상자를 설득해 구조했다. 황보정 순경(24)은 ‘괴한이 칼 들고 찌르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인을 제압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은 종합 성적 최우수자 1위 진영훈 순경(24)이, 국무총리상은 이근복 순경(24)이 각각 수상했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은 축사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최후의 버팀목이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각종 범죄·비리에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경찰학교는 1987년 개교해 올해로 37주년을 맞았다. 이번 졸업생을 포함해 13만8932명의 경찰관을 배출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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