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에 '에취'"…부작용 줄인 비염 치료제 뜬다
유유·삼진 등 약물 뇌 유입 방지하는 '펙소페나딘'으로 승부
비염 환자 10년간 100만명 증가…콧물·재채기 등으로 불편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매년 늘어나며 국내 제약사들이 부작용을 줄인 의약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의약품은 복용 시 졸음이 오거나 입 안이 건조해지는 불편함이 있었으나, 이러한 부작용을 개선한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매년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의약품을 잇달이 내놓고 있다. 기존 의약품은 졸음, 구강건조 같은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나, 최근 출시된 신약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내부의 점막이 특정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콧물, 코막힘, 가려움, 재채기 같은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부비강이라 불리는 코 주변의 뼛속 공간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번식해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알레르기 비염 질환 환자 추이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약 743만명이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약 630명)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는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물 중 하나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꽃가루나 먼지, 털 같은 외부 물질이 들어오면, 히스타민이라는 화학 물질을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H1(히스타민)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콧물 등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데, 항히스타민제가 이러한 결합을 차단해 증상을 억제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항히스타민제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약물은 '지르텍(성분명 세티리진)'이다. 이 약물은 벨기에 기업인 유씨비(UCB)제약이 개발한 일반의약품(OTC)으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제일약품과 유통업체인 지오영이 판권을 획득해 지난해 1월부터 판매 중이다. 지오영에 따르면 지난해 지르텍 판매량은 총 260만2848개로, 국내 시장에서 68.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항히스타민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졸음, 구강건조, 두통, 집중력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1세대 항히스타민제인 '메퀴타진(Mequitazine)'은 이러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세대인 지르텍은 중추신경계에 바로 작용하지 않도록 설계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졸음 등 부작용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기존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을 줄인 '펙소페나딘'을 성분으로 한 약물을 개발·출시하고 있다. 약물이 혈관장벽을 통해 뇌로 유입되지 않도록 개발해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방식이다. 전통 제약사 유유제약은 지난 8월 펙소페나딘 성분의 '알레스타정'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알레스타정은 3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뇌 혈관장벽을 통과하지 않고 H1 수용체를 차단해 약효가 오래 유지된다"고 말했다.
삼진제약도 졸음, 구강건조 등 대표적인 부작용을 줄인 '알러진 정'을 올해 초 출시했다. 이 또한 펙소페나딘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세티리진'과 '로라타딘' 등 기존 항히스타민제 성분 대비 복용 후 60분 내로 빠른 효과를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장에서 대사되는 의약품으로, 음주 등으로 인해 간 피로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복용할 수 있다.
알피바이오는 3월 국내 최초로 펙소페나딘을 연질캡슐로 개발해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연질캡슐은 표면을 젤라틴(Gelatin) 피막으로 설계해 불쾌한 맛이나 냄새를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GC녹십자와 JW중외제약, 종근당, SK케미칼 등을 통해 판매 중이며, 출시 6개월 만인 지난달 누적 생산량 2800만개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알레르기 비염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 질환이고, 심지어 중년이나 노년에 발생하기도 한다. 식습관이나 공기오염 등 환경 탓으로 여겨지지만, 딱히 밝혀진 이유는 없다"면서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으로 분류되기에 수요가 높아 향후 부작용을 개선한 의약품이 꾸준히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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