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이야기가 만나는 겨울, 홀리데이 유니버스

차가운 계절의 시작과 함께 도시 공간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홀리데이 유니버스로 변신한다. 공공 축제, 테마파크, 복합문화공간, 백화점 등 각기 다른 콘셉트와 깊어진 스토리텔링을 내세우며 올겨울 도시의 밤을 찬란하게 수놓는다. 지금, 가장 특별하고 감각적인 5개의 겨울 경험 속으로 들어가보자.

Fantasia Seoul
서울시

1, 2 광화문에서 DDP까지 이어지는 서울윈터페스타의 풍경. 퍼포먼스, 음악, 조명이 어우러지는 7개의 축제로 구성해 일상이 무대가 되고, 도시는 하나의 이야기로 빛난다.

도심의 거리를 감싸는 조명, 사람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공공의 공간이 잠시 축제로 활기를 띠는 시간. 서울시는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도심 곳곳에서 〈서울윈터페스타 2025〉를 펼친다. ‘Fantasia Seoul’이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이번 축제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심형 겨울 축제로 광화문과 청계천, 서울광장,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우이천, 보신각 등 7개의 장소가 각기 다른 빛의 장면을 그려낸다.

2023년 첫 개최에 약 740만 명이 다녀가며 세계적 규모로 자리매김한 서울윈터페스타는 올해 한층 깊어진 감정과 체험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시민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참여의 무대를 마련한 것. ‘Play’ ‘Together’ ‘K-Culture’ 등 3가지 콘셉트 아래 시민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거나 케이 퍼포먼스 경연대회, 뷰티·아이돌 페스타 같은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겨울잠자기 대회처럼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벤트부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퍼포먼스까지, 이번 겨울 서울은 누구에게나 참여 가능한 축제의 도시가 된다.

그 여정의 출발점은 언제나 광화문광장이다. 거대한 트리를 중심으로 광장 한가운데에서 ‘광화문 마켓’이 벌어진다. 따뜻한 커피 향과 구운 빵 냄새, 캐럴이 어우러지며 연말의 분위기를 북돋는다. 시민들은 쇼핑백 대신 뜨거운 음료를 들고 천천히 광장을 걸으며, 도심 한가운데서 연말의 온기를 만난다.

1, 2 청계천을 따라 흐르는 등불이 겨울의 어둠을 부드럽게 밝혀주는 서울빛초롱축제. 한지 등불 속에 깃든 빛이 오래된 이야기처럼 따뜻하게 느껴진다.

청계천에서는 물 위로 쏟아지는 조명이 빛의 강을 만든다. ‘서울빛초롱축제’가 이어지며 수백 개의 조형물이 물 위를 따라 흘러간다. 전통 등불과 현대 미디어아트가 공존하는 이 축제는 걷는 이마다 저마다의 속도로 겨울을 음미하게 한다. 손끝에 닿는 차가운 공기와 물결 그리고 불빛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리듬 속에서 서울은 잠시 느린 도시가 된다.

12월 19일 문을 여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여전히 도심의 가장 따뜻한 장면이다. 시청 앞에 조성한 은색 빙판 위로 아이들의 웃음이 눈송이처럼 흩어지고 연인들은 손을 잡고 천천히 미끄러진다.

1, 2 빛이 예술이 되는 DDP. 유려한 곡면 위로 흐르는 ‘빛의 향연’의 파동. 건축과 미디어가 만나 도시의 감정을 비춘다.

서울윈터페스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펼쳐지는 공간은 DDP다. 도시의 겨울을 밝히는 미디어 파사드 쇼 ‘서울라이트 DDP 2025 겨울’이 ‘EverGlow’를 올해의 주제로 삼아 영원히 빛나는 장을 선사한다. 눈처럼 반짝이는 빛의 결을 따라가면 크리스마스의 온기와 새해의 설렘이 공존하는 빛의 도시가 드러난다.

서울 대표 캐릭터 해치와 소울프렌즈가 등장해 도심 속 겨울 퍼레이드를 이끌고, 라인프렌즈의 브라운과 친구들은 시민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전한다. 올해는 단순히 영상을 투사하는 축제를 넘어 DDP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미디어아트의 무대로 확장된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온기를 의미하는 테마 ‘EverGlow’처럼 빛의 파동이 DDP의 유선형 구조를 타고 흐르며 도시의 감정선을 시각화한다. 파사드 위의 빛은 관람객의 움직임, 음악의 리듬, 바람의 방향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해 도시와 사람이 함께 호흡하는 듯한 감각을 전한다.

Atelier de Noël; made with love
더현대 서울

반짝이는 트리 아래서 황금빛 물결이 흩날리고, 손수 포장한 선물이 은은한 향기와 함께 공간을 가득 채운다. 더현대 서울의 크리스마스는 눈으로 보는 화려함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손길과 온기다.

크리스마스의 빛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온기라면 어떨까. 올겨울 더현대 서울은 ‘Atelier de Noël; made with love’를 테마로 손으로 만든 사랑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다양한 공간으로 풀어냈다. 2021년을 기점으로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했다. 단순한 장식이나 포토존 설치를 넘어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철학을 담은 경험형 크리스마스 스토리텔링으로 전환한 것.

그 중심에는 3S(Style, Story, Space) 원칙이 자리한다. 스타일과 스토리, 공간이 조화를 이루며 고객이 관람자가 아니라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도록 초대한다. 현대백화점은 매년 ‘H-Village’라는 이름으로 3가지 상징적 공간, 숲(Holy Forest), 집(Happy House), 트리(Hopeful Tree)를 선보이며 머물며 느끼는 크리스마스를 제안해왔다. 해마다 이어지는 이 독창적 스토리텔링은 하나의 동화처럼 펼쳐진다.

산타와 엘프가 잠든 밤, 아기 곰 해리가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정성과 따스한 마음이 숲속 공기를 감싸며 관람객은 자연스레 동화의 주인공이 된다.

매년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조성하는 이곳은 2021년부터 현재까지 시대적 정서를 시각예술로 풀어내며 깊은 공감을 이끌었다. 그 결과 방문 예약 오픈 후 단 몇 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으며 도심 속 크리스마스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25년에는 총 4만5000명의 관람객이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하며 벌써부터 열띤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의 테마 ‘Atelier de Noël; made with love’는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것이 도착하는 시대 속에서 잊힌 손의 온기를 다시 불러낸다. 산타와 엘프, 루돌프가 모두 감기에 걸려 선물을 전할 수 없게 되자 아기곰 해리가 대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여정을 그린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들이는 손길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한다. 손 편지, 정성스러운 포장, 수공예 선물까지 모든 과정은 사랑이 머무는 시간이며 그 과정을 공간과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롯데타운 Christmas Market​
롯데월드타워

1, 2 핫초코 향과 달콤한 디저트가 겨울의 공기를 따뜻하게 물들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유럽의 정취와 한국적 감성이 어우러진 마켓으로 꾸몄다.

겨울의 초입, 도시의 거리는 상업 공간들이 수놓는 빛의 마법으로 낯설도록 아름답다. 쇼핑센터와 백화점은 매년 가장 먼저 홀리데이의 따스한 무드를 점화하는 무대가 되며, 이제는 단순히 트리를 장식하는 정도를 넘어 건물 외벽 전체를 거대한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미디어 파사드와 각 공간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텔링 윈도로 하나의 예술적 트렌드를 창조한다. 빛과 이야기가 만나는 이 순간, 도시는 단순한 상업 공간에서 감각적 경험의 장으로 재탄생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은 수도권 최대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한 롯데타운 잠실의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1, 2 2024년 잠실의 밤하늘 아래, 황홀한 빛과 소리가 가득했던 크리스마스 마켓. 올해 역시 회전목마의 불빛과 스노우 샤워 속에서 로맨틱 판타지를 완성해줄 크리스마스 마켓을 준비했다.

빛과 맛, 그리고 가슴 뛰는 경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축제의 장으로 도심 속 누구나 잠시 일상을 잊고 마법 같은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마켓 곳곳에는 유럽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브랜드 컬래버 부스와 먹거리 부스가 자리한다. 뉴욕 3대 브라우니 브랜드 팻위치와 가나 초콜릿 하우스가 만나 완성한 핫초코 카페, 올리브영 딜라이트 프로젝트가 선보이는 유럽 홈 베이킹 컨셉의 스페셜 부스와 밀스, 오뎅묵, 터치 바이 허니비서울 등 성수, 연남동 등지의 인기 F&B 브랜드의 미식 체험이 추위를 잊게 한다.

해가 지면 잠실은 또 다른 마법에 휩싸인다. 매일 저녁을 수놓을 하트 라이트 쇼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스노우 샤워 이벤트가 남녀노소의 가슴에 잊지 못할 기억을 새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층 커진 2층 규모의 회전목마로 잠실 밤하늘 아래에서 순수하고 로맨틱한 판타지를 완성한다.

에디터 | 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