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銀 돈으로 소형銀 파산 방어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2023. 3. 17. 1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P모건 등 11곳 39조원 조성
퍼스트리퍼블릭에 자금 지원
정부 대신 민간은행들이 구제
전례없는 방식으로 위기 대응

미국 대형 은행 11곳이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지목됐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에 300억달러(약 39조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14위 중소은행인 FRC가 대량 인출 사태인 뱅크런 위기에 몰리자 '미국 은행 어벤저스'가 긴급 출동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웰스파고 등 4대 은행이 각각 50억달러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25억달러를, 나머지 은행 5곳은 10억달러씩 FRC에 공동 예치했다. 미국 정부가 막후 역할을 했지만 민간 금융사들이 중소은행을 직접 구제한 것은 전례가 없는 방식이다.

미국 정부는 합동 성명을 통해 "은행 시스템이 매우 탄력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초대형 방화벽을 친 것은 은행들이 도미노처럼 파산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16위 은행인 SVB와 29위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자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는 이후 25만달러 이상 예금에 대해서도 전액 보호하는 동시에 은행들이 현금을 긴급 차입할 수 있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확대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 공포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스위스 2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파산 직전에 몰리면서 스위스중앙은행이 500억스위스프랑(약 70조원)을 긴급 투입했다.

이 같은 불안감에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크레인데이터에 따르면 국채와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이달 10~16일에만 총 1082억달러(약 141조2000억원)가 유입됐다. 이로 인해 MMF 잔액은 역대 최대치인 5조3800억달러(약 7021조원)로 상승했다. 반면 은행들은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연준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제도인 연준 재할인창구를 통해 9~15일 1주간 총 1528억5000만달러(약 200조원)를 공급받았다. 이는 전주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 서울 이유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