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사과학자 양성, 한국의 '브레이크스루' 만들 것"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위한 국가전략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의사과학자 출신으로 말씀드립니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한국의 ‘브레이크스루(대약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위한 국가전략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의대 다닐 때 연구를 위한 탄탄한 기초를 갖추게 되면 대학원 들어가자마자 의미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의대에서는 환자 치료법만 배운다”며 “연구를 위한 기초들을 전혀 배우지 못한다. 나 역시도 대학원 가서 연구를 위해 독학을 했다”고 덧붙였다.

의사과학자는 의사이면서 기초의학과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훈련을 받은 이들을 말한다. 최근 의사 과학자 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와 산업이 탄력을 받고 의학과 공학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혁신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례없는 개발 속도를 보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도 의사과학자들의 성과다.

신찬수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의대의 의사과학자 육성현황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유튜브 캡쳐

이날 토론회는 기존 의사과학자 양성 시스템의 한계를 짚고 해결방안 모색 및 국가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산학연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찬수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은 ‘의대의 의사과학자 육성현황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신 이사장은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임상의사과학자의 경우 직업 불안전성과 연구기회 부족으로 연구를 포기하고 있다”며 “경제적 유인책 부족, 연구지원 펀딩 부족, 연구시간 부족 등으로 임상 현장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신 이사장은 “한 임상과학자의 설명에 따르면 ‘의사과학자는 메리트가 별로 없고 연구자로서 자기만족이며 시간 뺏기고 눈치도 보이고 경제적으로 볼 때 임상진료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느끼고 있다”며 “의사 과학자들의 수는 점점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범부처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학제개편을, 보건복지부는 중개 및 임상연구 지원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연구 지원을, 국방부는 병역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한 교육훈련으로부터 독립된 연구자로 정착, 성장할 수 있는 연구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지원들은 일종의 특혜처럼 비춰질 수 있다. 신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관리 가능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국가적 책무”라며 “의사과학자 양성 지원은 단순 인력양성이 아니라 고용창출, 연관 분야 동반 성장 촉진 효과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2022’를 주제로 한 나군호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장의 발표와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KAIST 의과학원’을 주제로 한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후 이창윤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김열 국립암센터 혁신전략실장,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 전략기획실장, 박외진 아크릴 대표,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가 참여하는 토론회도 진행됐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지원책 및 분야별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유튜브 캡쳐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