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 공룡 중에는 반려견과 같이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종이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룡 꼬리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이번 연구는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독일 베를린자연사박물관(MNB) 고생물 연구팀은 쥐라기 초식공룡 기라파티탄(Giraffatitan)의 꼬리 움직임을 들여다본 조사 보고서를 27일 공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에서 먼저 다룬 바 있다.
연구팀은 이전부터 기라파티탄을 비롯한 다양한 공룡의 꼬리에 주목해 왔다. 기라파티탄 같이 목이 긴 공룡의 경우 꼬리는 대체로 주목을 받지 못했고, 복원 과정에서도 몸의 균형을 맞추는 정도로 재현됐을 뿐이다.

기라파티탄의 꼬리를 3D 모델로 복원한 연구팀은 마치 개의 그것처럼 어떤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꼬리는 보행 보조는 물론 적을 위협하거나 동료와 소통에 적극 사용했을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NMB 다니엘라 슈바르츠 연구원은 “기라파티탄은 약 1억5000만 년 전 쥐라기 후기 현재의 아프리카 탄자니아 남동부에 분포한 거대한 용각류”라며 “이름에 기린(giraffe)이 들어간 이 공룡은 목이 상당히 길어 몸길이가 무려 22~25m, 키는 12m 안팎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공룡은 뒷다리보다 긴 앞다리를 가진 독특한 체형으로 높은 나뭇가지에 자라는 잎을 먹을 수 있었다”며 “긴 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이동한 기라파티탄은 꼬리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정보도 많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라파티탄뿐만 아니라 용각류들의 꼬리는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단순한 버팀목 정도로 여겨졌다. 많은 복원 작업에서 지면과 평행하게 뻗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부위로 묘사됐다.
연구팀은 기라파티탄의 꼬리를 지탱하는 뼈 화석을 정밀하게 스캔하고 근육과 힘줄의 흔적을 바탕으로 3D 모델을 만들었다. 컴퓨터상에서 가동역을 재현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기라파티탄의 꼬리는 상상 이상으로 유연하고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로도 크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에서 기라파티탄의 꼬리는 말라뮤트의 그것처럼 둥글게 휙 말아 올릴 수 있었고, 발목 근처까지 내리는 움직임도 가능했다.

다니엘라 연구원은 “기라파티탄의 꼬리는 주로 지면을 딛고 힘을 줘 거대한 몸을 움직이는 데 사용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꼬리를 힘차게 흔들어 적을 위협하거나 동료들과 일정한 신호를 주고받는 데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개가 꼬리를 흔들며 감정을 전하듯 기라파티탄도 꼬리를 통해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회적 동물로 보인다”며 “꼬리 무게만 코뿔소 한 마리 분량에 해당하므로 에너지 소비가 많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기라파티탄의 꼬리 무게는 대략 2.5t이다. 이는 성체 코뿔소 한 마리와 비슷하다. 무거운 꼬리를 자유롭게 움직인 비결은 뼈와 근육의 복잡하고도 치밀한 구조라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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