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유지비 '110억'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 또 말썽

박건희 기자 2025. 3.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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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구 효율성 강화를 위해 250억원을 들여 구축한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아이리스)'에서 오류가 또 발생했다.

한 연구자는 "(eRND, 통합이지바로 등) 기존 과제관리시스템 지원팀에 문의하면 이미 IRIS로 이관된 데이터이므로 IRIS에 문의하라고 했고, IRIS 고객센터는 과제 이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며 각 기관이 데이터 오류를 두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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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스템→IRIS 데이터 이관 중 연구비 총액·연구자명 등 달라져
연구자가 일일이 수기로 연구비 입력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도…"디지털 강국 맞나"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아이리스) /사진=KISTEP


정부가 연구 효율성 강화를 위해 250억원을 들여 구축한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아이리스)'에서 오류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기존 시스템에서 IRIS로 연구 과제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데이터에 빈틈이 생겼다. 연구자들이 이전보다 불편을 겪으면서 비효율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1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존 국가 R&D(연구·개발) 과제 관리 시스템인 'eRND(이알앤디)'에서 IRIS로 연구 과제 데이터를 자동 이관하는 과정에서 최신 데이터가 미반영되거나 일부 누락돼 연구자들이 변경된 예산 등을 일일이 확인·수정하는 수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연구재단은 과거 eRND 시스템을 통해 협약을 맺은 연구과제들의 데이터를 새 연구관리시스템인 IRIS로 이관했다. IRI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연구관리시스템을 통합한 연구관리시스템이다. 연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2022년 250억원을 들여 구축한 후 연 110억원에 달하는 유지·보수비를 투입 중이다.

이번 IRIS로 이관된 연구과제 데이터에는 △과제의 기본정보 △소속 연구기관 정보 △국제협력 현황 △연구개발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관 과정에서 2024년 이후 변경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데이터가 전달되거나 일부 내용이 누락됐다.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의 한 책임연구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연구비 총액부터 틀린 채로 이관돼 연구자가 연구개발비 항목의 숫자를 하나하나 재확인해가며 일일이 다시 입력하는 중"이라며 "디지털 강국이라더니 현실은 아날로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관된 데이터는 지난해 R&D 예산 삭감 직후의 금액인데, 올해 예산이 원상 복귀되면서 최종 금액이 달라졌다. 바뀐 내역이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아 결국 사람이 하나하나 재입력해야 했다"고 했다. 그는 "대량의 데이터를 일괄 이관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라며 "데이터 연계 시스템이 좀 더 준비된 후 순차적으로 이관했다면 서로의 노고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IRIS 데이터 이관 중 생긴 오류에 대한 문의글이 다수 접수됐다. /사진=IRIS 웹사이트


이밖에도 데이터 이관 중 연구책임자명이 누락되거나 기존 시스템에 입력했던 연구 성과 내용이 지워지는 등의 유사한 오류 사례가 IRIS를 운영·관리하는 기관인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다수 접수됐다. IRIS 누리집 문의 게시판에는 지난해부터 eRND에서 IRIS로 데이터가 이관된 후 △참여연구원의 참여율과 참여 기간이 기존 데이터와 달라지거나 △참여연구원의 이름이 중복되거나 △참여연구원 데이터가 직무 구분 없이 일괄 '기타' 항목으로 이관되며 인건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등의 문의가 잇따랐다.

문의에 대한 답변은 평균 한 달 이상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자는 "(eRND, 통합이지바로 등) 기존 과제관리시스템 지원팀에 문의하면 이미 IRIS로 이관된 데이터이므로 IRIS에 문의하라고 했고, IRIS 고객센터는 과제 이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며 각 기관이 데이터 오류를 두고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연구과제 데이터를 단순히 일괄적으로 넘긴 게 아니라 (새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편집하고 가공한 상태로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마다 과제의 세부 내용이 제각각인데다 연구 협약을 변경할 경우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처럼 변화가 잦고 복잡한 탓에 데이터 이관 시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을 막 전환하는 시기인 만큼 안정화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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