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타본 서울시 심야 자율주행택시의 핵심은 안전이었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 시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시도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공사구간이나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갈 때는 안전을 위해 수동운전을 해야 한다는 아쉬움은 있다.
서울시는 25일 밤 11시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여울역 일대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심야 자율주행택시 체험 행사를 열었다. 카카오T 모바일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자율주행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 자율주행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모빌리티는 강남구 내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카카오T’ 모바일앱에 구축했다. 카카오T 택시 호출 기능과 연동된 이 서비스는 평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당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를 찍고 호출된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을 체험해봤다. 운전석에 탑승한 오퍼레이터가 직접 모바일앱에 ‘탑승완료’ 버튼을 누르면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승객이 가고자 하는 경로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이 때 운전자가 디스플레이 내 ‘자율주행 시작’ 버튼을 누르게 되면 자율주행이 시작된다. 강남구 내 투입된 자율주행택시는 KG모빌리티 코란도 EV로 국내 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이 자율주행택시에는 총 18대의 카메라와 라이다 장비 등이 장착됐고 뒷유리 상단에는 자율주행차량의 상황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전광판이 장착됐다. 만약 승객이 탑승하거나 하차하면 관련 내용을 직접 문자로 알려준다. 이 전광판은 또 주행 중 정차할 때 보조제동등 역할도 겸한다.
자율주행이 시작되자 마자 차량 스스로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며 자연스럽게 차선 변경을 했다. 또 신호 정차시 차분하게 차량 스스로 제동을 거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도로 법규에 맞게 일반 시내도로 주행 시 최대 시속 50㎞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게 SWM 측 설명이다.
SWM의 자율주행택시는 교차로 좌회전 시도시 최대한 안전에 신경썼다. 좌회전 대기 시 앞차와의 간격을 조금 더 벌리고 차량의 신호등 정보까지 감안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율주행 때도 돌발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운전석에 ‘오퍼레이터’ 역할을 하는 사람은 항상 탑승한다. 체험 도중 불안정한 차선 변경 시도가 감지됐는데 이 때 오퍼레이터가 돌발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계도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이나 공사구간 등은 현재 지자체 정책과 법규 상 자율주행이 어렵다. 만약 차량 내 시스템이 자율주행을 할 수 없는 구간에 진입할 경우 시스템 스스로 승객에게 수동운전으로 전환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서울시에서 제공되는 모든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가 카카오T 앱 내에 연내 통합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자율주행 업체와의 빠른 연동과 끊김없는(Seamless) 서비스 제공 및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완성형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 T 앱을 통해 서울 시민의 자율주행 서비스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기술 적용 난이도가 높은 서울시에서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을 통해 자체 기술 완성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심야 자율주행택시 체험 영상은 블로터 자동차 영상 채널 ‘카미경’에서 볼 수 있다.
조재환 기자